노숙男, 처음 본 여대생에 가진 돈 탈탈 털어 5천원 건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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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2월 18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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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한 남성 노숙인이 보여준 친절한 행동에 감동한 여대생이 은혜를 갚기 위해 나선 사연이 올 연말 추위에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미러 보도에 따르면 여대생 도미닉 해리슨-벤츤 씨(22)는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 주 프레스턴의 길거리에서 24시간 생활하는 노숙인 로비 씨를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택시를 타고 집에 가라며 가진 돈 전부인 3파운드(약 5000원)를 선뜻 건넸던 그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다.

도미닉 해리슨 벤츤 씨 | 사진=페이스북
도미닉 해리슨 벤츤 씨 | 사진=페이스북
노숙인이 사심 없이 베풀어 준 친절에 감동한 벤츤 씨는 16일 하루를 꼬박 거리에서 지내며 로비 씨가 들어가 살 집의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성금을 모으고 있다.

벤츤 씨는 이미 목표로 정한 1만2500파운드(약 2140만 원)가 넘는 금액을 모금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달 초부터 이어졌다. 센트럴랭커셔대학교에 재학 중인 벤츤 씨는 지난 4일 밖에서 놀고 밤에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체크카드를 잃어버린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했다. 그때 로비 씨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벤츤 씨는 “난 갑자기 내게 돈이 한 푼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 한 남성 노숙인이 내게 다가와서 자신이 가진 돈 전부인 3파운드를 내밀었다”면서 “그는 내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이 돈을 받아서 택시비로 쓸 것을 강력하게 권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벤츤 씨는 끝내 그 돈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친절한 행동에 감동해 그를 돕기로 결심했다.

벤츤 씨는 “나는 다음 날 로비 씨를 찾기 위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고 그가 도운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고 했다.

행인이 떨어뜨린 지갑을 돌려주거나 자신의 목도리를 다른 사람에게 내밀기도 하는 등 로비 씨가 베푼 선행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벤츤 씨는 “로비 씨는 노숙 생활을 한 지 7개월째인데 집 주소가 없어 일자리를 구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며칠간 찾아 헤맨 끝에 다시 만난 로비 씨를 돕기 위해 인터넷에 성금 모금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비 씨에게 도움을 주기 전 그가 매일같이 겪는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자신도 24시간 동안 노숙 체험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도미닉 해리슨-벤츤 씨가 진행 중인 성금 모금 캠페인 페이지▼
http://gogetfunding.com/project/help-robbie-preston-s-homeless-hero

김수경 동아닷컴 기자 cvg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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