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만큼 성숙해지는 이상민 “우리팀은 주전 선수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7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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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을 더 챙겨야죠."

혹독한 감독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프로농구 삼성 이상민(43) 감독은 처진 팀 분위기를 살리려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 삼성은 26일 SK전에서 접전 끝에 패해 9연패에 수렁에 빠졌다. 순위도 4승15패로 최하위로 밀려나 있다. 현역 시절 우승을 밥 먹듯이 한 이 감독에게는 당혹스러운 성적표다.

이 감독은 그래도 표정 관리를 하며 침체된 주전 선수들만이 아니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속을 끊이고 있는 후보 선수들을 다독이고 있다. 이 감독은 "성실하게 준비를 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9번째에서 12번째 선수들이 계속되는 패배에 지치지 않도록 얘기도 나누고 격려 한다"며 "팀이 어려울 때는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경기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보탬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이 감독은 주전과 후보의 구분이 필요 없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12명이 각자 자기 몫을 해내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모비스를 보며 확신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 팀은 주전 선수가 없다고 말한다"며 "그동안 팀에 존재했던 느슨함을 선수들 모두가 잊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최근 매 경기 3, 4쿼터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잃고 흔들리는 경향이 짙다. 이 감독은 체력 저하를 원인으로 짚었다. 이 감독은 "체육관 코트 밖에서 하는 체력 훈련은 실전 상황에서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는 모자람이 있다"며 "다음 시즌 전에는 코트 안에서 경기력을 유지하는 특별 체력 훈련을 많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아플수록 더 주변을 돌아보면서 성숙해지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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