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9-99-97, 역대 최고점수 슈스케 곽진언 “상금 5억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4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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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점수를 받더라도 그 곡에 제 진심이나 마음만 잘 전달되면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우승자로 발표된 순간) (김)필이 형이 자꾸 축하를 해주는데, 그게 너무 진심이라서… 그게 저한테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엠넷 '슈퍼스타K6' 우승자 곽진언(23)은 아주 느리게 말했다. '그대여, 안녕, 이란 말은 말아요'('당신만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자랑')의 낮은 음성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의 카페 공간을 울렸다. 우승 소감을 물었다. 21일 준우승자 김필과의 결승에서 자작곡 '자랑'을 불러 심사위원들에게 99점, 99점, 99점, 97점을 받은 순간을 떠올리며 곽진언은 수줍게 웃었다. "깜짝 놀라고 감사하면서도… 꿈인지 생신지 의아하기도 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홈스쿨링을 했다는데, 곽진언은 어떤 식으로 음악 공부를 한 걸까. "초등학교 때 수학경시대회 점수를 21점인가 받은 이후로 부모님이 공부를 안 시키더라고요.(웃음) 부모님께서 자유롭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줬던 것 같아요. 학원도 다녔고, 독학도 했죠."

그는 초중등 교육은 학습지로 대신했고, 검정고시로 교과 과정을 마쳤으며 4수만에 지난해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학부 작곡전공에 입학했다고 했다. "화성학 교재 같은 걸 보지는 않았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카피하거나 제 곡을 쓰면서 자연스레 음악을 익혔습니다."

곽진언은 존경하는 뮤지션으로 김현식, 김광석, 이적, 김동률, 윤종신을 들었고 존경하는 드러머를 묻자 미국 재즈 드러머 엘빈 존스(1927~2004), 맥스 로치(1924~2007)를 꼽았다.

상금 5억원은 어디다 쓸까. "여행도 가고 가족한테도 쓰고 싶어요." 그는 가족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고 싶지 않다고 했다. 부모에 하고픈 말을 묻자 "감사한 마음, 효도하는 마음 말고 다른 맘 더 있겠어요? 아들 잘 컸다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곽진언은 슈스케 출전 이전 서울 홍익대 앞에서 활동했다. "2년간 홍대 카페에서 노래한 게 무대 경험과 작곡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홍대 앞에 재능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들만의 아름다운 세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곽진언은 "만들어둔 노래는 한 시간 공연을 넉넉히 할 수 있는 정도 분량이 된다. 앨범을 빨리 내고 싶다"고 했다.

"좋은 음악도 좋지만 좋은 사람 되는 게 더 멋진 일 아닐까 생각해요. 김현식 님처럼 멋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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