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8시간 쿨쿨, 20세 ‘잠자는 미녀’ 무슨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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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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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영국 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에 사는 베스 구디어(Beth Goodier)라는 이름의 20세 여성은 하루 평균 18시간을 잠든 채 보내는 희귀 증후군을 앓고 있다. 많을 때는 22시간동안 잠에 빠져있어 실제 깨어있는 시간이 하루 2시간 밖에 안 될 때도 있다.

영국 BBC의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스 양은 16세부터 ‘클라인레빈증후군(Kleine-Levin syndrome)’ 또는 ‘잠자는 미녀 증후군('Sleeping Beauty' syndrome)’이라 불리는 일종의 수면과다증을 앓고있다.

환자가 전 세계 약 1000명에 불과한 이 증후군에 걸리면 반복적으로 잠이 쏟아지는 경험을 하는데 이 때문에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어린애 같은 행동을 하며 폭식, 우울증, 기억 장애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지금까지 원인 및 치료 방법은 밝혀진 바가 없다.

이 증후군은 보통 5주마다 한번씩 나타나지만 증상이 지속되는 시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베스 양의 경우 주기가 한번 올 때마다 1~3주 동안 잠이 쏟아지는 증상이 계속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잠에 빠져 지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스 양은 BBC 아침 방송 ‘브렉퍼스트(Breakfast)’에 출연해 “인생 절반 정도의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고 있다. 내 나이대의 사람들은 보통 학교에 다니거나 일자리를 찾으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알아간다. 하지만 클라인레빈증후군은 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 함께 출연한 베스 양의 어머니 자닌 구디어(Janine Goodier)는 베스 양이 깨어있는 시간에도 어린애 같은 말과 행동을 하기 때문에 24시간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베스 양은 대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으며 어머니 역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영국 런던 가이스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 가이 레시자이너(Guy Leschziner)는 클라인레빈증후군이 일반적으로 15세쯤부터 나타나 13년 정도 지속되는데 이 시기가 학업뿐만 아니라 가정, 사회, 직장 생활이 중요한 때인 만큼 개인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클라인레빈증후군 후원단체가 만들어져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이 증후군에 대해 알리고 후원금을 모으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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