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사형 5개국, 게이 성행위 불법 78개국…지역차 줄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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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폐막한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대회(주교 시노드)에서 동성애 관련 찬반 논란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동성애를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전 세계의 '게이 디바이드' 현상을 다루면서 지역에 따라 게이에 대한 포용 의식에 극명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달 초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금지해달라"는 오클라호마 등 5개 주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사실상 미국이 법적으로도 동성애를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동성애자를 엄벌에 처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게이를 교수형에, 사우디아라비아는 투석 사형에 각각 처하는 등 '게이=사형'인 국가도 5개국에 이른다. 게이들 간의 성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78개국에 이른다.

중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게이라는 게 발각되면 재판 없이 즉각 노동교화소로 끌고 갔으나 최근에는 중국 거리에서 게이 커플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74%가, 브라질은 60%가 설문조사에서 "사회가 게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각각 응답했다.
한국은 연령에 따라 인식 차가 큰 편이다. 50대 이후는 16%만 게이에 호감을 나타낸 반면 18~29세의 경우 71%가 게이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와 일부 이슬람 국가는 게이에 대해 태형과 사형을 단행하는 등 지역에 따른 '게이 디바이드'는 심각한 수준이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레즈비언들에게 성적 취향을 교정한다면서 레즈비언들을 성폭행까지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국가들의 이 같은 엄격한 잣대에 대해 서방에서 부는 동성애자들의 인권 강화 바람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분석했다. 세계화 바람으로 오늘날 어디서나 앉은 자리에서 시드니의 게이 퍼레이드, 미국의 게이결혼 장면을 볼 수 있다. 폐쇄적인 국가일수록 이에 대한 충격은 엄청나며 압박도 커진다. 서구에서 게이에 대해 호의적인 분위기가 가열될수록 아프리카나 이슬람권에서는 서구에 대한 반작용 때문에 더 엄격해진다는 것.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반작용도 시간이 지나면 반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이들은 옆집 사정을 다 아는 시골보다 숨을 곳이 많은 익명의 대도시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전 세계가 도시화로 치닫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변두리에서는 게이들의 생활이 주변의 엄혹한 인식으로 인해 비참하지만 뭄바이나 델리 같은 대도시에서는 훨씬 낫다"면서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등 개발도상국들도 도시화를 거듭하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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