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주내 키예프 접수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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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 자극하지 말라” 협박성 발언
EU 추가제재 논의에 불쾌감 표출… 서방 제재에도 러 경제는 성장세

“내가 마음만 먹으면 2주 안에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를 접수할 수 있다.”

러시아군의 군사개입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악화시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이번엔 ‘공개 협박’까지 하고 나섰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자신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며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1일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최근 바호주 집행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군에 대해 묻자 “그건 문제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이 작심한다면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동부는 물론이고 수도 키예프까지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U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러시아를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로도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 친러 반군은 러시아의 지원에 힘입어 점령 지역을 확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한편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에도 러시아의 제조업 경기는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제조업 경기는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HSBC은행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0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WSJ는 러시아 정부가 수입금지 보복 조치를 단행해 러시아 기업들이 자국 소비 시장을 놓고 외국 업체들과 경쟁할 필요가 줄어들어 단기적으로 생산 증대 효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의 대서방 공동 전선 및 경제 협력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1일 사하공화국의 야쿠츠크에서 열린 시베리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공사 기공식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인 로스네프트의 유전 개발에 중국이 지분 참여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장가오리(張高麗)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는 “적극 환영한다”며 서방의 대러 제재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화답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푸틴#키예프#러시아#대러 경제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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