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완전히 같아도 결과물 다를 수 있다”…원인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일 11시 59분


코멘트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흔히 쌍둥이에게 유전질환이 똑같이 나타나지 않으면 환경이나 생활습관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환경까지 완전히 똑같은 환경에서 자란 대장균에서도 항생제 내성이 일부에서만 나타나는 등 차이가 나타난다.

이처럼 유전자가 같더라도 결과물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잡음(노이즈)'이라고 부르는데,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잡음 현상의 신비를 한 꺼풀 벗겨냈다.

이남기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팀은 성재영 중앙대 화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유전자가 완전히 같더라도 'RNA중합효소' 농도가 다르면 결과물이 다를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생명체는 DNA의 유전정보를 본뜬 RNA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RNA중합효소는 DNA 한 가닥을 본떠 RNA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대장균의 RNA중합효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T7 RNA중합효소'의 농도를 조절하면서 생산된 단백질이 달라지는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이 효소의 농도가 높을수록 단백질이 다르게 나타나는 잡음 현상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RNA중합효소와 결합하지 않은 DNA 특정 부위의 비율에 따라 잡음 현상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성과가 줄기세포나 암세포 등이 어떤 세포로 발달하는 지와 같은 복잡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일자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기자 ilju2@donga.com
#유전자#RNA#세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