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 로스터’ 빠진 윤석민…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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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절차상 ‘지명양도’ 조치… 10일내 마이너 계약으로 바꿀듯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2년간 윤석민이 한국 무대를 밟을 일은 없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는 31일 윤석민(28·사진)을 지명양도(Designated For Assignment·DFA)했다고 발표했다. 지명양도는 40인 등록선수 명단에서 선수를 제외하는 행정절차를 뜻한다. 해당 선수가 올 시즌 남은 메이저리그 경기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의사 표시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선수에게 지명양도를 통보하면 10일 안에 △다시 40인 명단에 포함 △트레이드 △웨이버 공시 △방출 △마이너리그 계약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흔한 선택은 웨이버 공시와 방출이다. 웨이버는 ‘우리에게 필요 없는 전력이니 필요한 팀이 있으면 데려가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으로 원하는 팀이 없으면 구단은 선수를 방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DFA를 ‘방출 대기’로 번역하기도 한다.

문제는 웨이버 공시한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이 기존 구단과 선수가 맺은 계약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윤석민은 볼티모어와 2015년과 2016년 2년 동안 415만 달러(약 42억810만 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올해 마이너리그 AAA에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5.56을 기록 중인 윤석민을 데려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웨이버 공시 후 사흘 동안 그 어떤 팀도 윤석민을 선택하지 않으면 볼티모어는 윤석민과 계약 내용은 그대로 유지한 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바꿀 수 있다. 볼티모어가 윤석민을 처리하고 싶어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윤석민을 제외하는 대신 유망주를 포함한 다른 선수를 40인 등록선수 명단에 포함할 수 있다. 40인 등록 선수는 곧 ‘40인 보호 선수 명단’과 같은 뜻이다.

물론 윤석민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거부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윤석민은 415만 달러를 포기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도전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지명양도 조치는 보호 선수 명단을 수정하는 절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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