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헐값에 팔려온 김민성, 이젠 ‘황재균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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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아시아경기 대표 뽑혀

4년 전에는 잘 쳐줘야 반값이었다. 2010년 7월 20일 프로야구 넥센은 주전 3루수 황재균(27)을 롯데로 보내고 백업 내야수 김민성(26)과 투수 유망주 김수화(28·은퇴)를 받아 오는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선수 하나를 주고 둘을 받아 왔는데도 ‘넥센이 뒷돈을 받은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28일 김민성은 황재균과 나란히 2014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성은 초등학생 대표팀에 뽑힌 걸 제외하면 태극마크를 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할 말이 참 많았을 텐데 그는 “(황)재균이 형과 함께 뽑혀 더 기분이 좋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트레이드 이후 한동안 ‘넥센이 황재균을 팔아 돈벌이하려고 끼워 맞춘 선수’라는 평가 절하에 시달렸던 김민성이다.

트레이드 이후 성적을 비교하면 황재균이 더 잘한 건 사실이다. 황재균이 타율(0.282), 홈런(34개), 타점(240타점) 모두 김민성(0.266, 31홈런, 172타점)에게 앞선다. 단, 두 선수가 나란히 1군 붙박이를 꿰찬 2012년부터 기록만 비교하면 백중세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 것이다(표 참조). 이제 김민성은 넥센 팬들이 더는 황재균을 그리워하지 않게 만드는 선수가 됐다.

김민성은 5월에 ‘치질’에 걸리며 월간 타율이 0.185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부진에 시달렸다. 그가 부끄러운 병명을 자랑스레(?) 공개한 건 ‘부상이 있는 선수는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는 선발 원칙 때문이었다. 팔과 다리 골절 등 경기력에 치명적인 부상이 아님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치료 후에는 타율 0.381을 기록하면서 자기 부상은 경기력과 무관함을 증명했다. 창피함도 무릅쓴 그 간절함이 4년 만에 김민성의 가치를 두 배로 높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민성#황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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