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高 폐지 1년 미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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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부터 전원 추첨 선발… 올 中3학생들은 현행 방식대로”
자사고 교장단 거센 반발에… 조희연 교육감 한발 물러서
재지정 취소 대상 10월말 발표

“자사고 폐지 반대”… 시위 나선 학부모들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1100여 명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를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자사고 폐지 반대”… 시위 나선 학부모들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1100여 명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를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를 추진해 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책 시행을 1년 미뤄 2016학년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25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 중인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2015학년도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2015학년도 자사고 입시는 현행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가 공교육을 황폐화시킨다며 당초 8월 발표될 평가결과를 통해 올해 평가를 받는 서울 소재 자사고 14곳 중 일부를 일반고로 강제 전환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자사고 교장단과 자사고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 평가지표의 공정성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자 한발 물러섰다.

조 교육감은 “공교육영향평가지표의 타당성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표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시교육청은 내부적으로 공교육영향평가를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재평가 대상 14곳이 모두 탈락하는 것으로 나왔다. 조 교육감은 “14곳 모두를 재지정 취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할지 고민했지만 혼란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평가지표를 전면 재검토해서 새로운 종합평가지표를 만들어 다시 평가할 것”이라며 “결과는 10월 말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자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학교 3학년의 경우 기존 ‘정원의 1.5배 추첨 뒤 면접’ 방식이 적용된다.

조 교육감은 2016학년도 자사고 입시부터 면접권을 전면적으로 박탈하는 등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조 교육감은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자사고도 신입생 전원을 성적 제한 없이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학생의 전출입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사고가 부적응 학생을 일반고로 전학시키고, 일반고의 우수학생은 수시로 접촉해 전입시킨다는 민원이 많다”며 “1년에 1, 2회로 전출입을 제한하도록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교육청의 발표에 대해 “자사고 입학전형이나 재지정 문제는 교육청이 반드시 교육부와 협의하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다”며 “어느 한 주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의 자사고 학부모들 1100여 명(경찰 추산)은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모여 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조 교육감은 아들을 외고에 보낸 특권층”이라며 “자사고는 외고 같은 특목고에 비하면 일반 학교나 마찬가진데 이를 없애려 한다”고 비판했다. 학부모들의 집회 현장에는 서울의 자사고 교장 20여 명도 함께했다.

이은택 nabi@donga.com·전주영 기자
#조희연#자사고#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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