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정갈한 해석 더한 아름다운 우리 한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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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재주 없어 나만 홀로 한가롭다/안대회 지음/328쪽·1만6000원·산처럼

고려시대부터 20세기까지 우리나라 시인들이 쓴 한시 가운데 아름다운 작품 152편을 뽑아 엮었다. 원문을 함께 싣되 번역은 정형시의 한계를 깨고 부드러운 자유시처럼 했다.

해설이 정갈하다. 시인의 삶과 그 시를 지은 전후 사정까지 고려해서 친절하되 군더더기 없이 풀었다. 원래 시에 대응하는 또 다른 시와 같다. 원문에선 딱딱한 한문과 절제된 표현에 가려져 있지만 시인이 당시에 품었을 법한 몽글몽글한 정서를 현대적 정서로 담아냈다. 한시는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깨줄 책이다.

문인이나 관리의 신분이지만 여전히 가난과 가족 걱정에 한숨짓는 이들, 지금보다 자연과 더 가까웠기에 깊은 소회를 해와 달과 산의 움직임, 모양새에 빗대 표현한 옛 글쟁이들의 순박한 표현법이 종종 뭉클하게 다가온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다행히도 재주 없어 나만 홀로 한가롭다#안대회#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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