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설악산’ 18일 절정… 내장산 21일부터 단풍터널 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오색 파도타기’ 시작, 언제 어디가 가장 찬란할까

‘단풍의 계절’을 맞아 전국이 붉게 물들고 있다. 지난달 27일 설악산을 시작으로 이달에는 오대산 치악산 북한산 무등산 등에서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등산객들이 내장산의 대표적인 명소인 ‘단풍터널’을 걷고 있다. 동아일보DB
‘단풍의 계절’을 맞아 전국이 붉게 물들고 있다. 지난달 27일 설악산을 시작으로 이달에는 오대산 치악산 북한산 무등산 등에서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등산객들이 내장산의 대표적인 명소인 ‘단풍터널’을 걷고 있다. 동아일보DB
“보고 싶은 사람 때문에/먼 산에 단풍/물드는 사랑.”―안도현의 ‘단풍’

“해마다 색동옷 입고 파도타기를 하는 듯/점점이 다가오는 너에게 어떤 색깔을 선물해야 고맙다고 할까.”―반기룡의 ‘단풍’

단풍을 소재로 한 시(詩)들이 떠오르는 계절이다. 10월, 가을을 맞아 전국 산천이 붉게 물들고 있다. 보통 산 전체를 기준으로 정상에서부터 20% 정도 물들었을 때 첫 단풍, 80%가 물들면 절정이라고 한다.

올해는 지난달 27일 설악산을 시작으로 10월 1∼12일 오대산 치악산 지리산 월악산, 15∼19일 북한산 계룡산 팔공산, 24일부터 무등산과 남부 지방에 각각 단풍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전국이 붉게 물드는 10월

강원 인제군 설악산은 가을 단풍의 대표 주자다. 태백산맥 중 가장 높은 대청봉(해발 1708m)에서 단풍 잔치가 시작돼 18일경 산 전체가 붉게 물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로 외설악, 내설악, 오색지구 등에서 단풍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은 단풍과 역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속리산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재임 당시인 553년 창건됐다. 경내에는 국내 3대 불상전 가운데 하나인 대웅보전을 비롯해 금강문 사천왕문 등 역사적인 건물이 보존돼 있다.

전북 정읍시와 순창군 복흥면 경계에 위치한 내장산(763m)은 예로부터 가을단풍이 유명해 조선시대 8경 중 하나로 불렸다. 내장사에서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이어진 단풍터널이 대표적이다. 내장산 우화정은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질 정도로 맑은 호수와 단풍이 일품이다. 호수 주변에는 단풍과 수양버들, 산수유 등이 자란다.

광주와 전남 담양, 화순군 경계에 있는 무등산(1186m)은 산세가 유순하고 둥그스름한 모습이다. 산 정상은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등 3개 바위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이 주변에 기암괴석과 원효사 등 사찰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무등산은 가을단풍과 함께 백마능선의 억새풀로도 유명하다.

경남 창녕군 화왕산(756m)과 관룡산(739m)은 자하골 계곡 아래 도성암 등 암자와 정자가 단풍과 조화를 이룬다. 이 부근에 사적 제65호인 목마산성과 우포늪 생태공원, 목포늪 등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영남과 호남에 걸쳐 있는 지리산국립공원은 지리산둘레길부터 피아골, 뱀사골로 이어지는 단풍길이 일품이다. 단풍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지역 사과, 오미자 등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다.

수도권에도 단풍을 즐길 명소가 곳곳에 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은 연못 향원지 주변에 단풍나무가 많아 고궁과 단풍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는 북한산(836m)은 우이령길과 서울둘레길 등이 단풍 명소로 손꼽힌다.

경기 이천시 설봉공원은 단풍 구경과 함께 이천의 명물 쌀과 도자기 행사를 만날 수 있다. 설봉공원 내 도자테마파크에선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양평 용문산(1157m)은 장군봉 백운봉 주변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드는 용문사 대웅전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0호)도 빼놓을 수 없다. 수령이 11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고 둘레가 14m, 높이가 62m에 이르는 고목이다.

○ 올해 단풍, 고온으로 평년보다 다소 늦어져

단풍은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물들기 시작한다. 특히 9월 중순 하루 평균 최저기온에 따라 시기가 달라진다. 평균기온이 오르면 첫 단풍과 단풍 절정 시기도 늦어진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지난달 중·하순과 이번 달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평년보다 기온이 다소 높아 단풍 시기가 약간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풍 시기와 관련해 최근 10년간(2008∼2017년) 9, 10월의 평균기온이 1990년대(1991∼2000년)에 비해 각각 0.6도와 0.8도 상승했다.

1990년대에 비해 최근 10년간 첫 단풍 시기는 설악산과 내장산에서 각각 1일, 3일 늦어졌다. 단풍 절정 시기도 지리산이 3일, 월악산과 무등산에서 4일 늦게 진행됐다.

지난달 27일 첫 단풍이 시작된 설악산은 지난해(9월 22일)보다 5일 늦었다. 지난달 11∼20일 하루 평균 최저기온이 8.7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도보다 2.4도 높았던 탓이다.

설악산을 제외한 나머지 산 역시 첫 단풍 예상 시기가 대부분 평년에 비해 1∼4일가량 늦다. 10월에는 대부분 단풍이 시작된다. 오대산이 1일 시작됐고 △치악산 8일 △월악산 12일 △북한산 15일 △한라산 19일 △내장산 21일 △무등산은 24일 단풍이 물들 것으로 보인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중부지방은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 19일 사이에, 남부지방은 이번 달 12일부터 24일 사이에 단풍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beetlez@donga.com·김하경 기자
#단풍#설악산#내장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