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 파업 선언한 엄마와 딸…“힐링 연휴 만끽”

  • 뉴스1
  • 입력 2018년 9월 23일 15시 25분


코멘트

요가·춤·마사지 배우고 피크닉 즐기는 ‘모녀대탈주’
“명절 음식 간소화 추세…딸과 시간보내니 즐거워”

‘추석맞이 모녀대탈주’ 행사에 참가한 여성들이 23일 오전 선유도공원에서 아프리카 댄스를 배우고 있다. © News1
‘추석맞이 모녀대탈주’ 행사에 참가한 여성들이 23일 오전 선유도공원에서 아프리카 댄스를 배우고 있다. © News1
추석 전날인 23일, 평소같았으면 아침부터 전 부치느라 정신없었을 엄마와 딸이 ‘파업’을 선언했다. 주방이 아닌 선유도공원에 모인 여성 40여명은 요가, 춤, 마사지를 배우고 피크닉을 즐기며 ‘힐링’ 연휴를 만끽했다.

문화예술콘텐츠 기획단체 ‘써치라이트’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추석맞이 모녀 대탈주’ 행사를 열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 참여를 신청한 팀 중 60~70%는 모녀지간이었다. 실제로 가족끼리 산책에 나섰다가 행사 참여를 신청한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쯤 선유도공원에 모인 이들은 2명씩 짝지어서 손을 맞잡은 채 요가를 배웠다. 참가자들은 엄마, 딸과 마주보고 손잡는 걸 어색해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으로 요가 동작을 따라했다.

이어 낮 12시부터는 아프리카 댄스 교육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한결 긴장이 풀린 듯 익숙지 않은 리듬에도 몸을 맞추며 경쾌하게 움직였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구경하던 시민들도 함께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딸 이시현씨와 함께 행사에 참여한 임모씨(47)는 아프리카 댄스 수업에서 갈고닦은 춤 실력을 뽐냈다. “원래 우리 모녀가 흥이 많다”는 임씨는 “3년쯤 전부터 당일에만 음식을 하기로 어른들이 큰 결심을 해주셔서 전날엔 자유롭다”며 “오랜만에 딸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니 즐겁다”고 웃었다.

딸이 트위터에서 신청해서 함께 왔다는 이모씨(60)도 “와서 해보니 운동이 꽤 많이 된다”며 “딸이 잘 리드해줘서 재미있게 운동했다”고 말했다.

‘명절 음식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어제 여기오려고 음식을 조금 준비해놓고 왔다”며 “명절음식을 많이 간소화하고, 줄이는 추세라 가서 해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주최 측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긴 이들은 오후 2시부터 셀프 스포츠마사지 수업을 받았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신예은 써치라이트 대표는 “명절에는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여성들에게 과도한 가사노동이 강요되기 마련”이라며 “딸이 어머니를 데려와 함께 가사 노동에서 해방돼보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