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월드 2018]레이날드 에슐리만 오메가 대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감성 우리는 그 감성을 시계에 담아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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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날드 에슐리만 대표가 말하는 ‘오메가’

지난달 21일 바젤월드 2018 오메가 부스에서 만난 레이날드 에슐리만 오메가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패션과 명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한국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했다. 오메가 제공
지난달 21일 바젤월드 2018 오메가 부스에서 만난 레이날드 에슐리만 오메가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패션과 명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한국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했다. 오메가 제공
“이 시계를 한 번 보세요. 매우 훌륭한 디자인에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바젤월드 2018’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21일. 행사가 열리는 메쎄 바젤(Messe Basel) 오메가 부스에서 만난 레이날드 에슐리만 오메가 대표는 인터뷰 내내 분주한 모습이었다. ‘올해 선보이는 신제품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에슐리만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서랍장에서 시계를 한가득 꺼냈다. 그는 각각의 시계가 가진 히스토리부터 디자인, 가격까지 각 제품의 특징을 줄줄이 꿰고 있었다. 지나치게 구체적인 설명 탓에 매장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최대한 말을 아끼는 일반적인 최고경영자(CEO)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20년 넘게 오메가의 세일즈 마케팅을 담당하며 평생을 ‘오메가맨’으로 살아온 그에게서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강하게 느껴졌다.

에슐리만은 명품시계를 ‘감성이 담긴 물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명품을 사는 것은 브랜드가 오랫동안 이어온 감성을 사는 것”이라면서 “명품시계를 사는 이유는 만족감을 느끼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브랜드가 가진 특별한 감성을 손목에 담고 싶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오메가가 제품에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사용자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 스트랩(시계줄)을 개발하는 것도 감성을 담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에슐리만은 신세계가 운영하는 편집숍 ‘분더숍’을 예로 들며 “값싼 가게에 가도 비슷한 물건들이 있지만, 분더숍 제품에는 브랜드의 특별한 감성이 담겨있다. 소비자들이 분더숍을 찾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날로그는 감성을 파는 것이고 우리는 고객들의 시계에 아주 정밀하고 정교하게 그 감성을 담는다”고 말했다.

에슐리만은 한국을 명품시계가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시장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명품 브랜드에 높은 수준의 안목을 지니고 있다”면서 “오메가가 성장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유통업체들을 일일이 예로 들며 “한국은 럭셔리 와치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유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첨단 정보기술(IT)에 익숙한 젊은세대가 아날로그 시계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에슐리만은 “새로운 세대 역시 감성이 담긴 제품에 관심이 많다”면서 “명품 브랜드는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역사와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에슐리만은 “다만 소통방식은 좀 달리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이벤트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32년 런던올림픽부터 ‘올림픽의 동반자’로 공식 타임키퍼 역할을 해온 오메가에 올림픽은 특별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올해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평창을 방문했던 에슐리만은 “우리는 올림픽에서 일어난 일의 증인인 동시에 금·은·동메달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며 공식 타임키퍼로서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마지막 결승선 통과 사진을 보여주며 “은메달과 동메달의 차이는 2mm미만이다. 그 차이를 구별하고 판정하는 게 우리(오메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 거울 같은 케이스백에 명언 새기고…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게 아냐
바젤월드 ‘오메가’


오메가는 올해 바젤월드에서 여성 고객들을 공략한 전용 컬렉션과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제품들을 여럿 선보였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오메가는 올해 바젤월드에서 여성 고객들을 공략한 전용 컬렉션과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제품들을 여럿 선보였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올해 ‘바젤월드 2018’ 오메가 부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여성 전용 컬렉션 ‘트레저’였다. 상대적으로 남성 제품이 많은 하이엔드 시계 시장에서 여성 전용 제품의 출시는 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성 전용 컬렉션 ‘트레저’
여성 전용 컬렉션 ‘트레저’
오메가 관계자는 “트레저는 오메가가 여심(女心) 사로잡기에 나섰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여성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저는 여성 전용 모델답게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멋을 지녔다. 크기도 각각 36mm, 39mm로 오메가의 다른 모델에 비해 작다. 시계 본체 뒷면(케이스백)을 거울처럼 만들어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살린 것도 특징이다.

1993년 첫선을 보인 ‘씨마스터 다이버 300M’ 모델의 25주년 기념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선보이는 씨마스터 다이버 300M의 새 모델은 파도 무늬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42mm 사이즈의 새로운 다이버 300M 모델은 디자인 뿐 아니라 전작에 비해 정확성이 항샹됐다는 게 오메가의 설명이다.

스피드마스터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아폴로8
스피드마스터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아폴로8
스토리가 담긴 제품도 눈에 띄었다. 오메가는 달을 소재로 한 ‘문워치(Moon Watch)’ 개발에 어떤 브랜드보다 적극적이다.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했을 때 차고 있던 시계가 오메가 제품이었으니 오메가와 달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올해는 ‘세계 최초로 달의 궤도를 탐험한 우주탐사선 아폴로8의 이름을 딴 ‘스피드마스터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아폴로8’ 제품을 출시한다. 오메가는 이 제품에 달의 모습을 정교하게 묘사해 놓았다.

시계를 들여다보면 마치 달의 표면을 실제로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다. 시계 본체 뒷면(케이스백)에는 아폴로8의 사령관 짐 로벨의 명언 “반대편에서 만납시다(We‘ll see you on the other side)”란 문장이 새겨져 있다. 단순히 ‘예쁘게 디자인한 시계’가 아니라 인류 역사와 브랜드의 감성이 동시에 담긴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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