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클린 에너지’ 태양광이 여는 미래 혁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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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발전은 눈앞에 와 있다. 그리고 지금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산업을 붕괴시키고 있다.’ ―에너지 혁명 2030(토니 세바·교보문고·2015년)》

올해 한국을 달군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원자력발전소 건설 논쟁이었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신고리 원전 추가 건설이 잠시 중단됐고 전례 없는 ‘국민 공론화’까지 거쳤다. 우리 국민들은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 사회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의 저자 토니 세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다소 급진적으로 ‘태양광 발전이 지배하는 미래’를 전망한다. 그는 현재의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은 물론이고 원자력 발전까지 20∼30년 내 모두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전체 발전량의 1%에도 채 못 미치는 우리나라에서 보기에는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근거가 있다.

책에는 가구 전문기업 이케아(IKEA) 사례가 언급됐다. 이케아의 판매점이나 물류센터는 거대한 상자 모양으로 옥상이 평평하다. 2013년 이케아는 미국 20개 주 39개 판매점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미국의 이케아 판매점 중 89%가 태양광 설비를 갖췄다. 세계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도 옥상에 태양광발전을 구축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 27개국, 1만400개의 월마트 점포 모두에 태양광발전을 설치한다면 원자력발전소 9기 분량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양광 예찬론자’인 세바 교수는 태양광 패널이 모든 건물 옥상을 뒤덮은 미래를 제시한다. 태양광발전 가격이 기존 화석연료 발전비용보다 저렴해지고 방식이 편리해지는 순간 교차점이 온다는 것이다. 이는 화석연료 산업의 붕괴, 내연기관 자동차의 멸종, 완전히 새로운 운송산업과 에너지산업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바 교수가 예찬한 ‘깨끗한 태양광의 미래’가 현 세대 안에 올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국가마다 자연환경도 다르고 에너지 정책도 다르다. 하지만 전 국민이 스마트폰과 엄지손가락으로 세계의 실시간 정보를 검색하고, 책상 위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사람과 대화하는 지금의 세상도 20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변화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늘.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클린 에너지#태양광#에너지 혁명 2030#토니 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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