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소설가 10인에게 ‘작가의 철학’을 묻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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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의 도끼다/Axt 편집부 지음/372쪽·1만5000원·은행나무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고 했다. 2015년 7월 창간한 격월간 문예지 ‘악스트(Axt)’는 ‘도끼’라는 뜻의 독일어를 제목으로 삼았다. ‘이것이 나의 도끼다’는 그간 악스트에 실린 소설가 10명의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잡지의 유효기간이 2개월이어서 아쉬웠던 인터뷰 기사를 단행본으로 만나게 돼 반가운 마음이 크다. 질문자로 나선 이들이 문인이어서 내용이 깊고 내밀하다. 비판도 솔직하다. 가령 천명관 씨의 ‘문단 마피아’ 논란이 그렇다. 장편 ‘고래’로 유명한 작가 천 씨는 문단의 권력을 ‘선생님들’이 잡고 있고 문단 메커니즘이 공고하다고 적나라하게 지적하면서 “대중 위에 군림하는 대신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설 ‘7년의 밤’ 등을 통해 독자들을 열광시킨 정유정 씨는 어렸을 적 ‘떡잎시절’을 들려준다. 그는 고향을 찾은 서커스 무대를 보고선 그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곤 했다. 타고난 만담꾼이었던 정 씨의 말솜씨에 친구들은 ‘뒤집어졌다’. 그 기질이 정 씨 소설의 흡입력임은 능히 짐작할 만하다.

소설가 김연수 씨가 펼쳐 보이는 ‘소설론’은 그가 만들어내는 견고한 소설의 근원과 맞닿는다. “소설은 이야기하는 방식의 문제이고 더 나아가 인생을 사는 문제”이며 “이야기하는 사람은…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존재여야 한다”고 그는 믿는다.

책의 제목 ‘이것이 나의 도끼다’의 ‘이것’은 작가들에게 ‘책’이고 ‘문학’이다. 이 인터뷰 모음은 작가들의 신념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통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이것이 나의 도끼다#axt 편집부#프란츠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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