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연의 일상의 분석]설날 vs 추석, 언제 살 더 찔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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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과 추석 명절', 과연 언제 더 살찔 위험이 높을까요?

정답은 추석입니다.

지난해 한 비만치료 전문 의료기관에서 설날과 추석 연휴 일주일 전후 체중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입니다.

조사 대상자 7340명은 모두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지만 명절을 쇠고 체중이 증가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추석에는 체중이 500g 이상 증가한 경우가 20.9%로 설날(17.3%)보다 좀 더 많았죠. 반대로 추석에 체중을 500g 이상 감량한 경우는 42.9%로 설날(50.6%)보다 적었습니다. 추석에 살이 찐 사람은 많았고, 살을 뺀 사람은 적었다는 얘기입니다.


연구팀은 "설날에는 '새해 다이어트 결심'을 한 사람이 많았던 반면 추석은 상대적으로 다이어트를 이어가기 어려운 시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조사 대상자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이 중심인데, 과연 일반인은 어떨까요?

종합건강검진센터 메디스캔에서 2013년 설 연휴 직후 체중 변화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211명이 응답했는데 이들 중 50%는 평균 2~5Kg 체중이 늘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설 연휴가 끝나면 다이어트 식품과 체중계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기사가 쏟아집니다. 성인남녀 10명 중 한 명은 명절 후 '과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스트레스로 꼽기도 했죠.

사실 명절 음식을 눈앞에 두고 평소의 식습관을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음식의 맛과 향, 모양, 색상이 다양할 때 실제로 배가 고프지 않아도 더 많이 먹게 된다고 합니다. 명절 음식은 종류도 다양하고 푸짐하죠. 유혹을 이기기 쉽지 않죠. 과식하기 쉽다는 겁니다. 게다가 음식들은 대부분 기름지고 고열량입니다. 비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거죠.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에서 2013년 발표한 '칼로리로 본 설 차례상의 구성표'는 충격적(?)입니다.

출처: 이대목동병원
출처: 이대목동병원
산적(653Cal) 갈비찜(531Cal) 삼색나물(397Cal) 쇠고기뭇국(266Cal) 잡채(191Cal)를 먹고 식혜(250Cal)와 청주(65Cal)를 한 잔씩 마신 뒤, 후식으로 배(160Cal) 사과(140Cal) 단감(75Cal)을 한 개씩 먹으면 총 섭취열량은 2728Cal입니다. 성인 남녀의 하루 열량 섭취량(남자 2500Cal, 여자 2000Cal)을 훌쩍 넘습니다. 한 끼로 하루 열량을 모두 섭취한 셈입니다.

설날 대표 음식. 떡국도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떡국 한 그릇(800g)은 711Cal. 밥 한공기가 300Cal이니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면 밥 두공 기를 먹은 것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침만 삼킬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이틀 폭식해서 늘어난 체중은 며칠 지나면 대부분 원래 체중으로 돌아갑니다.


우리 몸 안에는 음식 섭취량과 에너지 소비량에 맞춰 적정 체중을 조절하는 장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체중조절점(Set Point)'인데요. 이 조절점은 한두 번 폭식을 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몇 차례 폭식이 반복되면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이때 조절점은 상향 조정 됩니다. 이렇게 늘어난 몸무게는 다시 줄지 않습니다.

그러니 명절동안 체중이 늘었다고 해도 일상으로 돌아가서, 평소보다 활동을 조금 더 하거나 평소보다 조금 덜 먹는다면 '명절 폭식' 후유증은 남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 하나. 많이 먹었다면 가족과 함께 주변 공원을 산책하며 열량을 소모하면 어떨까요. 맛난 설 보내세요.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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