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는 아버지나 이웃 같은 존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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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 쓴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 소설 ‘오베라는 남자’(사진)의 기세가 보통 아니다. 출간 한 달여 만인 2일 현재 판매량 7만 부를 넘어서면서 교보문고와 온라인서점 예스24 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1위, 종합 부문 2위(예스24)와 3위(교보문고)에 올라 있다. 저자는 스웨덴 칼럼니스트이자 블로거인 프레드릭 배크만(34).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신인 작가가 단숨에 시장을 장악한 건 이례적이다. 이책은 인구 900만 명의 스웨덴에서도 70만 부 이상 팔렸고 유럽 30개국으로 판권이 수출됐다. 국내에선 좀체 힘을 못 쓰던 문학물이 베스트셀러 상위권 목록에 자리 잡은 것도 주목된다. 》

소설은 아내를 잃고 직장에서도 해고당한 59세 오베가 자살을 시도하다 이사 온 이웃들의 본의 아닌 방해로 실패한 뒤 사람들과 좌충우돌 부대끼면서 따뜻한 관계를 맺어 간다는 내용이다.

최근 프레드릭 배크만과 e메일로 얘기를 나눴다. 이 젊은 작가는 유쾌, 명랑했다. ‘당신의 책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에 그는 “확실한가? 혹시 재주 많은 다른 작가와 혼동한 건 아닌가?”라며 익살스럽게 반문했다.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소설을 쓰기 전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묻자 “기사를 짧게 써야 한다는 게 싫었다. 책을 쓰면 원하는 만큼 길게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다산책방 제공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소설을 쓰기 전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묻자 “기사를 짧게 써야 한다는 게 싫었다. 책을 쓰면 원하는 만큼 길게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다산책방 제공
―첫 책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난 그저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얘기를 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내 얘기를 아무도 좋아해주지 않을 때도 있겠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줄 때도 있겠지. 난 단지 내가 느낀 것들,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것을 글로 쓴다.”

―50대 오베로 대표되는 구세대와 주변 이웃 등 신세대의 대비가 극명하다.

“59세 남자가 우리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쓰면 재미나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가 옳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는 많은 부분 멍청하다! 잘못된 것에 집중하고. 얘깃거리가 없는 세대다. 난 우리 세대가 오베 세대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어떤 점이 그런가.

“그들은 삶에 대해 충실하고 정직하다.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하고,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서도 진지하다.”

―독자들이 오베의 어떤 면에 끌렸다고 생각하나.

“장점과 단점 모두 실제 인물 같아서 그런 게 아닐까. 독자들이 오베를 가까운 데 있는 누군가로 여기고 좋아해줬으면 한다. ‘그는 우리 아버지 같아요’ ‘딱 우리 이웃 같아요’라는 소감이 내겐 가장 큰 칭찬이다.”

―이웃집 부부 같은 캐릭터도 주변의 비슷한 인물들에게서 나온 건가.

“물론. 난 항상 아이디어를 ‘훔쳐온다’! 가족, 친구들뿐 아니라 가게의 낯선 사람들에게서도. 항상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고 구경한다. 1장의 아이패드 에피소드도 스톡홀름의 한 애플스토어에서 점원과 논쟁하던 남자를 보고 쓴 거다. 그 남자는 정말 화가 나 있었고 정말 웃겼다.”

―소설에서 오베가 모는 사브 자동차가 계속 언급된다. 실제 사브 자동차를 운전하나.

“난 한국산 차를 몬다. 현대 싼타페. ‘오베…’를 집필했을 땐 ix35(국내명 투싼ix)를 몰았다. 책에서 오베가 도요타 차를 바라보면서 ‘더 형편없을 수도 있었어. 현대일 수도 있었어’라고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농담이다! 당연히 오베야 제 차를 싫어했겠지만(오베는 매사에 까칠하고 투덜대는 사내다), 아내와 나는 우리 차를 사랑한다. 자동평행주차 기능이 탑재돼 있다. 최고다!”

―한국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

“당연하다. 내 현대차를 끌고 가겠다. 아마 내 차도 고향을 방문하고 싶을 거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오베라는 남자#레드릭 배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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