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고사리-헛개나무도 잘못 먹으면 ‘독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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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품은 식물 이야기/김원학 외 지음/440쪽·2만4000원·문학동네

만만찮은 두께 때문에 책을 펼치며 ‘세상에 못 먹을 풀이 이렇게 많단 말이야?’ 하고 놀랐다가, 덮으면서 ‘매일 먹는 풀 중에 독이 든 게 이렇게 많단 말이야?’ 하고 다시 놀라게 되는 책이다.

유독식물 전문가와 응급의학 전문의가 쓴 이 책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식물의 독성에 대한 숨은 정보들이 빼곡하다. 비빔밥 필수 재료인 고사리부터가 그렇다. 고사리 속 티아미나아제라는 효소는 동물에게 어지럼증이나 신경기능 장애를 일으켜 한국과 일본, 영국 정도를 제하면 식용으로 쓰는 나라가 거의 없단다. 고사리를 먹을 수 있는 건 다행히 고사리를 익히면 이 독성이 대부분 사라지기 때문.

숙취 해소에 좋다고 알려진 헛개나무는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되는 경우다. 헛개나무 속 아리스톨로크산이란 물질이 신부전증이나 신장암 유발 물질이라서다. 시중에서 파는 음료는 헛개나무 성분 함량이 낮아 독성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몸에 좋다고 민간에서 직접 달여 마셨다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한 뿌리에서 나왔어도 부위별로 가려 먹어야 할 때도 있다. 피마자의 넓은 잎은 쌈 채소로 인기가 있지만 피마자 열매나 씨앗에는 맹독 성분인 리신이 들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용유 재료인 유채 씨앗도 일부 농가에서 기르는 재래종은 심장질환 유발 물질이 포함돼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사실 저자들이 전하고 싶은 건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같은 식물을 약으로도, 독으로도 만드는 구분과 조리, 섭취법에 대한 정보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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