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석인상-돌하르방, 신석기 랴오허문명이 발원지일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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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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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실하 교수, 27일 학술대회서 발표

중세 몽골의 석인상과 한반도 돌하르방의 기원이 고조선의 발원지역인 중국 랴오허(遼河) 문명일 가능성이 높다는 학설이 제기됐다.

우실하 한국항공대 교수(한국문화사)는 한국몽골학회 주최로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국빌딩에서 열리는 ‘한·몽 역사·문화 공동체는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우 교수는 25일 미리 배포한 발표문 ‘몽골 석인상의 기원과 요하문명’에서 최근 랴오허 문명 지역에서 중세 시대 몽골·돌궐 석인상과 비슷한 석인상들이 대거 출토되고 있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몽골 석인상으로 대표되는 유라시아 석인상은 한반도의 석인상과도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몽골과 한반도의 상고사 문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우 교수는 “지금까지 몽골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출토되는 유라시아 석인상은 그 기원을 청동기 시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의 발굴 결과에 따라 그 기원이 신석기 시대임이 밝혀졌다”며 “전체적인 형상이 비슷해 석인이 발견된 지역들이 같은 문화권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석기 시대 랴오허 문명은 크게 흥륭와문화(기원전 6200년∼기원전 5200년), 조보구문화(기원전 5000년∼기원전 4400년), 홍산문화(기원전 4500년∼기원전 3000년)로 구분된다. 세 곳 모두에서 비슷한 형상의 석인상들이 출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랴오허 문명 지역에서 출토되는 석인상은 30∼60cm 크기가 많다.

특히 흥륭와문화 석인상들은 실내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죽은 자의 ‘초상(肖像)’을 넘어 조상신이나 가족보호신과 같은 복합적인 신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이어 “기존에 제주의 돌하르방 기원을 몽골 석인상과 연결하는 논의가 있었는데, 이와 연결하면 제주의 돌하르방 기원이 기원전 6000년 안팎의 시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전역에 퍼져 있는 나무로 만든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등의 장승도 흥륭와문화 시대부터 기원한 석인상 문화가 한반도로 남하해 변형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학계의 좀 더 면밀한 연구를 제안했다.

우 교수는 “고대 예맥족과 몽골족의 고향이자 고조선의 발원지인 요하문명 지역에서 이런 석인상이 대거 출토되는 만큼 한국과 몽골, 중국의 학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조선 발원지 랴오허 석상과 흡사
한반도 장승도 석상문화 변형인듯”


한국과 몽골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어학, 역사학, 민속학, 고고·인류학 등에서 한국과 몽골의 역사적 문화적 공동 기반에 대한 연구성과를 짚어보고 그 연구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과 몽골 학자 37명이 △몽골어와 한국어의 관습적 상호 관계 △한국어와 몽골어의 언어적 유희 용례 △몽골 문화의 예지적 상징 △몽골대제국 시대 고려의 조공에 관한 문제 △몽골 흉노 무덤의 고고학적 연구 성과 △부계 및 모계 유전자 마커를 통해 본 한국인과 몽골인 집단 간의 유전적 근연성 등에 대해 발표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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