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꽃’ 아나운서 공채] ①이색 지원자 유형들

  • 입력 2008년 10월 24일 08시 04분


‘방송의 꽃’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공채가 한창 진행중이다. SBS는 올해 공채에서 아나운서 부분이 빠졌지만, KBS와 MBC는 각각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이 진행중이다. 해마다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선망직종이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공채 스타일도 달라졌다.

올해 KBS 아나운서 공채 모집요강에는 흰색 셔츠에 청바지 면접 공지가 눈길을 끌었다. 이제 아나운서 지원에는 나이나 학력 제한도 없다. 달라진 아나운서 공채, 그만큼 지망자들의 모습도 바뀌었다. 달라진 아나운서 공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이색 지원자들, 그리고 아나운서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선배들이 전하는 공채 필승 전략을 모았다.

# 자유분방형

○학력· 나이 제한 폐지...아줌마도 지원

방송사들은 최근 ‘제약을 없애고 기회를 넓히자’는 취지로 아나운서 전형에 학력과 나이 등 관련 조건을 폐지했다. 그러자 자유분방형 지원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MBC에는 40대 중반의 여성이 아나운서 분야에 지원했다. 당시 최고령이던 이 여성은 서류 심사를 통과해 면접의 기회를 얻었다. 그녀가 밝힌 지원 동기는 ‘아나운서를 꿈꾸는 딸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였다. 심사를 담당했던 MBC 김창옥 아나운서국장은 “굉장히 적극적인 ‘알파맘’의 전형이었다”며 “아쉽게 탈락했지만 수 천 명의 지원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색 주인공”이라고 돌이켰다.

현재 사장 최종 면접만 남겨둔 2008년 MBC 아나운서 전형에도 어김없이 40∼50대 중년 지원자가 몰렸다. 이들 중 54살의 최고령 지원자를 포함해 50대가 2명이나 올랐다.

#청개구리형

○모범답안 대신 거꾸로 전법

틀에 박힌 ‘모범답안’ 대신 과감한 ‘청개구리 전법’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뽑힌 MBC 서인 아나운서와 SBS 이윤아 아나운서는 카메라 테스트와 면접에서 과감한 의상과 유머감각으로 심사위원의 눈길을 사로잡아 어려운 관문을 뚫었다. 서인 아나운서는 입사 전부터 ‘임원단을 웃긴 지원자’로 유명세를 치렀다. 대부분 바짝 긴장한 가운데 진행되는 면접에서 서인 아나운서는 개그맨 김제동을 흉내 낸 말투를 구사해 심사위원들을 배꼽 잡게 만들었다.

역시 지난해 뽑힌 SBS 이윤아 아나운서는 고정관념을 깨는 의상으로 성공을 했다. 그녀는 ‘면접의 금기의상’으로 불리는 흰색 상의에 빨간색 치마를 입고 면접에 나섰다. 스타킹마저 벗고 발가락을 그대로 내놓은 샌들을 신은 그녀는 검은색 계열의 단정한 정장을 차려입은 다른 지원자들 틈에서 단번에 주목받았다.

#프로패셔널형

○ 2∼3년 실전교육…심사위원이 더 떤다?

아나운서 지원자들 대부분은 입사 전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동안 방송 아카데미 등 사설 교육기관에서 실전에 대비한 교육을 받는다. 때문에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이미 ‘준 아나운서’라는 것이 방송사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SBS 박영만 아나운서는 “아카데미에서 철저한 교육을 받은 지원자가 대부분이다. 과거에는 카메라 앞에서 말이 꼬여 탈락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자로 잰 듯 실력이 좋다”고 했다. MBC의 한 중견 아나운서 역시 “지원자 실력이 해마다 높아져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라며 “때문에 심사가 외모, 발음, 억양 등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나운서와 시청자가 가깝게 만나는 프로그램 늘다보니 친근감이 더 중요한 심사 기준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력자 지원형

○ “경험이 무기” 방송 유경험자들의 대시

국내 방송환경 상 지상파 3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특히 뉴스부터 예능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아 지방 계열사나 라디오 방송사 등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한 경력자들의 지원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KBS의 한 중견 아나운서는 “1∼2년 경력의 아나운서 지원자들은 실전 경험이 있다보니 면접이나 실무평가에서 긍정적인 점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나테이너’로 인기가 높은 MBC 서현진, KBS 김경란·전현무 아나운서는 입사 전 다른 방송사에서 활동했던 경력의 소유자. 운동선수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환 아나운서 역시 지방 계열사에서 활동하다 시험에 다시 응시해 지난 해 SBS 아나운서로 뽑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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