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예술혼들의 삶과 예술]<2·끝>미술관 무료프로그램 큰 도움

  • 입력 2004년 5월 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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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도예실기 수업. 이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시민미술아카데미’ 강좌 과목으로 도예작가가 주부 등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도예실기 수업. 이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시민미술아카데미’ 강좌 과목으로 도예작가가 주부 등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립미술관
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교육관 제1강의실. 직장인 주부 대상의 무료 토요강좌가 열리는 이날 수강생 35명은 미술사가 박계리씨가 진행하는 ‘화가 나혜석’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한 슬라이드 강의를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쫑긋 세웠다. 수강생 안경실씨(42·프리랜서 번역가)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조소, 사진 강좌에도 빠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 꿈이었던 ‘화가’가 되려면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만학(晩學)의 화혼(畵魂)을 실현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갖는 의문이다. 미술학원 문을 두드리자니 대부분 입시지도 위주고 문화센터는 주부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린 듯하다.

뒤늦게 그림공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권할 만한 강좌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들. 강사진 수준이 높은데다 무료이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www.moca.go.kr, 02-2188-6066)이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신설한 ‘시니어 미술강좌’(4∼11월)는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실기 위주의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10∼12시에는 한국화, 수요일 같은 시간에는 수채화반으로 운영된다. 한국화반에서는 산수화 개요 및 기초(나뭇가지, 암석, 산, 물 묘사), 스케치 등을 전문강사가 가르치고 수채화반에선 기초(소묘, 채색, 투명·불투명 수채화), 스케치 등을 지도한다. 2개월 과정이며 수시 접수.

노년층이 아닌 성인들은 격주 토요일에 상설 운영되는 ‘토요 미술강좌’(4∼11월 오후 2∼4시·인터넷 접수)에 참여해 볼 만하다. 강의내용은 미술관 기획전시 설명, 현대미술이론 강의, 작가와의 만남 등.

매년 상 하반기 덕수궁미술관 시청각실(매주 토요일 오후 2시반∼4시반)에서 열리는 ‘한국 근대미술의 이해’는 매년 초 수강생을 모집하지만 결원이 있을 경우 수시모집을 하기도 한다. 9∼10월 진행될 2차 강좌에서는 이상범과 변관식, 김환기와 유영국, 김기창과 박래현, 박수근과 이중섭, 이쾌대와 김용준 순으로 ‘한국근대미술 작가론’이 강의된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moa.seoul.go.kr, 02-2124-8922)에서는 매주 토요일 기초 조형연습, 소묘, 드로잉 실기와 관련이론을 강의하는 ‘시민미술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는 바로크, 로코코 및 19∼20세기 근 현대미술사를 강의하는 현대미술의 이해강좌도 열린다. 또 매주 금요일에는 도예와 사진작가들이 직접 강의하는 실기 강좌가 개최된다. 인터넷 접수.

주부작가 윤기연씨(49)는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일단 문화센터 등을 통해 미술에 익숙해진 뒤 동호회 참여 등을 통해 작업을 활발히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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