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꿈을 꾸었다” 펴낸 야후코리아 前대표 염진섭씨

  • 입력 2003년 7월 11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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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코리아의 대표를 지내면서 한국 정보기술(IT)업계 신화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던 염진섭씨(49·사진)가 치열했던 삶과 가족 사랑에 대한 시집 ‘나는 잠깐 긴 꿈을 꾸었다’(김영사)를 펴내 시인으로 데뷔했다. 시집에는 틈틈이 써온 100여편의 시 중 48편을 추려 실었다. 염씨는 아내와 딸 지혜, 아들 도현이에게 이 시집을 바쳤다.

염씨는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2001년 야후코리아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당시 그는 “일중독에 가까운 가장의 뒤에는 너무 많은 가족의 희생이 있었다. 남은 시간을 사랑하는 가족에게 더 많이 쏟으며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1남1녀를 둔 염씨는 두 자녀가 모두 난치병을 앓고 있어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퇴 의사를 밝힌 e메일에도 딸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놓은 한편의 시를 첨부해 화제가 됐다. 이 시도 이번 시집에 수록됐다.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유명 인터넷 업체의 사장직을 버리고 가정으로 돌아간 삶의 여정과 부모로서의 고통이 그의 시에 오롯이 깃들어 있다.

그는 시집의 ‘머리말’에서 ‘청춘을 넘어 장년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 문득 돌아서 보니 참 짧고 긴 꿈을 꾼 것 같다. …지난 세월은 나와 나의 아끼는 것들만에 대한 이기적인 삶이었다. 남은 시간들은 이제 나눔과 사랑의 시간들로 채우려 한다’고 털어놓았다.

염씨는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야후코리아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The NSMT’ 대표이사 회장, 디젠트 회장, 넥스투어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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