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개인연금펀드 시장 10조원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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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대비·세제 혜택·기대 수익률 매력…펀드수도 급증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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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대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0% 수준. 노후 생활을 국민연금에만 의존했다가는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안락한 노후 보장을 위한 소득대체율 70% 이상을 달성하려면 국민연금 외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연금 3층 구조’를 쌓으라고 전문가들이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개인연금펀드 시장 규모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달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인연금펀드 수탁고는 전년보다 1조1133억원 늘어나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5월 말 현재 10조3335억원을 기록했다(구 개인연금 포함). 2010년 말 3조1022억원보다 3배 이상 커진 셈이다.

성장률도 돋보인다. 최근 3년 간 개인연금펀드 적립금 증가율은 10.2%로, 개인연금보험이나 개인연금신탁의 8.8%와 5.2%를 뛰어넘는다. 물론 시장 전체는 개인연금보험이 아직은 가장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연금보험·신탁 적립금은 각각 88조2000억원, 16조1000억원이었다.

그간 개인연금펀드의 매력은 노후 대비와 세제 혜택이었다. 그런데 최근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원금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기대수익률이 높은 개인연금펀드의 장점을 재발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연금펀드는 특히 2013년 연금저축계좌가 도입되면서 보험이나 신탁과 달리 계좌 안에서 자유롭게 펀드 상품을 갈아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말 171개였던 개인연금펀드는 5월 말 현재 773개로 증가했다.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그만큼 넓어진 것.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연금펀드는 주식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꾸준히 자금을 끌어들인다는 점도 운용사가 개인연금펀드에 주목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장기 저축상품인 개인연금은 크게 세제적격과 세제 비적격으로 나뉜다. 1994년 6월 처음 도입한 세제적격 개인연금은 2000년 말까지 판매한 구 개인연금과, 2001년 1월에 새로 출시한 연금저축으로 구분된다. 구 개인연금은 현재 신규 판매는 하지 않고 기존 계약자에 한해 추가 납입만 받고 있다.

세제적격 개인연금은 다시 연금저축신탁(개인연금신탁), 연금저축보험(개인연금보험), 연금저축펀드(개인연금펀드)로 나뉘는데 각각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가 운용한다. 이들 상품은 연 400만원 한도에서 세액 공제 12%의 혜택을 받는다. 지방세까지 감안하면 최대 52만8000원을 돌려받는다. 수익률로만 따지면 13% 이상을 올리는 셈이다.

세제 비적격 개인연금에는 보험사가 판매하는 일반 연금보험이나 변액연금, 은행이 판매하는 노후생활연금신탁 등이 있다. 세액 공제 같은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연금 수령시 이자소득세 면제와 같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미래에셋의 독주…수탁고·수익률 등에서 탁월 ▼
개인연금펀드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독보적인 존재다. 우선 5월 말 현재 적립금 2조3133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2015년 중반까지 개인연금펀드 시장을 리드했던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적립금은 1조4732억원이다. 이어 1조1637억원의 한국투신운용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상위 3사가 전체 개인연금펀드 시장의 50%를 차지한다.

성장의 주요한 요인은 한마디로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탁월한 성과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동엽 이사는 “일찍부터 연금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해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구성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한 데다 장기투자하는 연금의 특성에 맞춰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래에셋의 개인연금펀드 종류는 시장 전체 773개의 17.7%인 137개로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다. 이 가운데 64%가 해외펀드로 개인연금 해외펀드 406개중 21%가 미래에셋 상품이다. 국내 자산은 물론 해외 자산에도 분산 투자가 가능하도록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다.

성과 또한 돋보인다. 펀드평가 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국내 투자펀드 3년 수익률 상위 10개 중 4개가 미래에셋 펀드다. 성장성을 겸비한 고배당주에 투자해 배당수익과 자본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미래에셋고배당 포커스연금저축펀드가 35.04%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신 운용의 한국투자골드플랜네비게이터연금펀드가 32.82%로 2위에 올랐다.

배당 성향이 높은 배당주 및 우선주에 투자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연금저축펀드가 30.60%로 3위, 이어 성장성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 가치주포커스연금저축펀드가 28.14%로 4위, 그리고 신영자산 운용의 신영연금배당펀드가 26.99%로 5위에 자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 류경식 부문장은 “고령화, 저금리 시대에 맞춰 연금도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한 수익률 제고가 필요한 시점으로 미래에셋은 지속적으로 연금시장에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투자자들에게 해외 우량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영호 전문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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