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72>蠟燭有心還惜別, 替人垂淚到天明

  • 입력 2008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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蠟(랍)은 꿀벌이 집을 지으려고 분비하는 밀랍이다. 그것으로 만든 밀초를 가리키기도 한다. 燭(촉)은 촛불이나 등불을 뜻한다. 還(환)은 歸還(귀환)처럼 돌아오다 또는 되돌리다의 뜻과 償還(상환)처럼 갚다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단지 뒷말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惜(석)은 아쉬워하거나 애처로워한다는 뜻과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 있다. 惜別(석별)은 이별을, 惜春(석춘)은 지나가는 봄을 아쉬워하다의 뜻이다. 惜陰(석음)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다의 뜻이고, 惜敗(석패)는 아깝게 지다의 뜻이다. 別(별)은 이별이다.

替(체)는 交替(교체)나 代替(대체)처럼 바꾸다 또는 대신하다의 뜻이다. 替人(체인)은 사람 또는 남을 대신하다의 뜻이다. 작자의 아쉬운 마음을 전하는 것이므로 작자 자신을 대신한다는 의미이다.

垂(수)는 아래로 늘어뜨리다, 즉 드리우다의 뜻이다. 베풀거나 내려주다 또는 후세에 전하다의 뜻이 있다. 垂直(수직)은 물건을 늘어뜨렸을 때의 중력 방향이다. 垂簾聽政(수렴청정)은 발을 드리우고 그 뒤에서 정사를 돌보다, 즉 왕대비나 대왕대비가 어린 임금을 도와 정사에 관여함을 비유한다. 率先垂範(솔선수범)은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다의 뜻이다. 淚(루)는 눈물이고, 垂淚(수루)는 눈물을 떨어뜨리다의 뜻이다. 到(도)는 도달하다의 뜻이며 여기서는 ‘∼까지’에 해당한다.

의인화가 두드러진 이 구절의 앞은 다음과 같다. “정이 깊은지라 오히려 무정한 듯, 술잔 앞에서 웃어지지 않음을 느낄 뿐이다.” 이 시는 타지로 떠나가며 정을 나눴던 어린 기생에게 주는 것이다. 떠나는 시인의 눈물이 밤새 흐른 촛농이라면, 떠나보내는 어린 기생의 눈물은 또 어떠했을까. 唐(당) 杜牧(두목)의 ‘贈別(증별)’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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