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유묵-성모자상, 바티칸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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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부터 11월 17일까지
한국 천주교 사상 최초로 바티칸박물관서 특별전 개최

안중근 의사가 하늘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유묵 ‘경천’(1910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안중근 의사가 하늘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유묵 ‘경천’(1910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가톨릭의 총본산 바티칸에서 한국 천주교 230여 년의 역사를 만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8일 “다음 달 9일부터 11월 17일까지 바티칸박물관의 ‘브라초 디 카를로 마뇨’ 전시실에서 한국 천주교 유물 203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바티칸에서 한국 관련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해마다 6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바티칸박물관은 특별전시회를 1년에 많아야 2, 3번만 허용할 만큼 진입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 교회의 자생적 탄생’과 ‘순교와 박해의 역사’는 물론이고 근현대 한국 사회의 격동 속에서 이뤄진 ‘교회의 사회 참여’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기해박해(1839년)와 병오박해(1846년) 당시 증언자들이 순교자 16명에 대해 증언한 ‘기해·병오 치명 증언록’과 세례명이 토마스인 안중근 의사(1879∼1910)가 사형 집행 직전 중국 뤼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 ‘경천’(敬天·이상 한국가톨릭순교자박물관 소장) 등이 전시된다.

월전 장우성의 1954년 작 ‘성모자상’.
월전 장우성의 1954년 작 ‘성모자상’.
18세기 대표적 실학자이자 천주교인이었던 다산 정약용(1762∼1836·세례명 요한)의 유물도 바티칸에 간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한 ‘목민심서’와 다산의 무덤에서 발견된 십자가(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 소장) 등이 포함됐다. 현대 작품으로는 월전 장우성(1912∼2005)의 그림 ‘성모자상’(1954년)이 눈에 띈다. 성모자상은 흰 한복을 입고 비녀 머리를 틀어 올린 성모 마리아를 그렸다.

이번 전시가 열리는 다음 달 9일은 1831년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가 조선대목구의 설정을 명하는 칙서를 반포했던 날이다. 당일 전시 개막미사에는 바티칸 주재 83개 외교 공관장을 비롯해 6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전시를 주관한 원종현 신부(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는 “이번 특별전은 한국 천주교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문화와 유산을 세계에 알릴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바티칸박물관 특별전#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월전 장우성#성모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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