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로맨스는 닭살 돋으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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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데스티네이션 웨딩’
키아누 리브스-위노나 라이더 주연… 눈부신 캘리포니아의 풍광 돋보여

배우 키아누 리브스(왼쪽)와 위노나 라이더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영화 ‘데스티네이션 웨딩’. 유로픽쳐스 제공
배우 키아누 리브스(왼쪽)와 위노나 라이더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영화 ‘데스티네이션 웨딩’. 유로픽쳐스 제공

로맨틱 코미디가 이렇게 시니컬하고 시끄러워도 괜찮은 걸까?

배우 키아누 리브스와 위노나 라이더가 주연을 맡은 영화 ‘데스티네이션 웨딩(Destination Wedding)’은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우선 두 배우가 ‘드라큘라’(1993년)와 ‘스캐너 다클리’(2006년),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2011년)에서 세 번이나 호흡을 맞춰 절친한 사이. 미국에서 영화 홍보 인터뷰 도중 라이더가 “우리 둘은 ‘드라큘라’ 촬영 때 결혼한 사이”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다. 이런 두 사람이 만났으니 분명 멋진 사랑을 보여줘야 할 텐데, 영화는 서로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찌질’한 남녀의 모습을 거리낌 없이 보여준다.

제목 ‘데스티네이션 웨딩’은 하객들이 휴가를 겸해 참석할 수 있도록 근사한 휴양지에서 올리는 결혼식을 일컫는다. 프랭크(리브스)와 린제이(라이더)는 각각 신랑의 형, 전 약혼자로 이 결혼에 초대받았다. 결혼식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까칠하고 예민한 서로를 싫어하지만 ‘공통의 적’인 신랑을 헐뜯으며 점점 가까워진다. 어느새 서로의 감정을 내심 느끼지만 소심한 둘은 감정을 인정하기보다 세상에 관한 불만만 쉴 새 없이 늘어놓는다. 너무 떠드는 탓에 가끔 입을 틀어막고 싶어질 정도지만 너무 현실적인 대화에 어느새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대화로 이뤄진 로맨스 영화라면 떠오르는 ‘비포 선셋’(2004년)이 보여준 낭만을 이 영화는 와장창 깨뜨려 버린다. 하지만 톡톡 튀는 대사와 결혼식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풍광을 양념으로 “때론 이런 현실적인 사랑도 아름답지 않나요?”라며 되묻는다. 달달한 로맨스만 보면 닭살이 돋거나 손발이 오그라든다면? 이 영화가 딱이다! ★★★ 13일 개봉.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로맨틱 코미디#영화#데스티네이션 웨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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