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26>奢者心常貧, 儉者心常富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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奢(사)는 奢侈(사치)하다 또는 낭비하다의 뜻과 과분하다 또는 많다는 뜻이 있다. 豪奢(호사)는 호화롭게 사치함을 뜻한다. 常(상)과 裳(상)은 모두 하의인 치마를 뜻하는 글자로 그 근원이 같다. 발음요소인 尙(상) 아래에 복식과 관련된 巾(건)과 衣(의)가 더해진 것이다. 다만 常(상)은 항상 또는 언제나의 뜻, 평범하다 또는 일정하거나 변함없다는 뜻으로 많이 쓰이며, 치마라는 본뜻으로는 매우 드물게 쓰인다.

貧(빈)은 貧困(빈곤)처럼 가난하다 또는 모자라다의 뜻이다. 貧賤之交(빈천지교)는 가난하고 미천할 때의 사귐으로, 예로부터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安貧樂道(안빈낙도)는 청빈함에 편안해하며 옳은 도리를 즐기는 것으로, 예로부터 儒家(유가)에서 제창한 立身處世(입신처세)의 태도이다.

儉(검)은 儉素(검소)하다 또는 節約(절약)하다의 뜻과 적다는 뜻이 있다. 富(부)는 부유하다 또는 넉넉하다는 뜻이다. 갓머리로 불리는 면(면)은 집을 뜻하며, 그 아랫부분은 발음요소인데 동시에 사람의 배가 가득 찬 것을 나타냄으로써 의미요소의 역할도 겸했다. 한편 富(부)·副(부)·福(복)·幅(폭)에서 보듯이 동일한 발음요소가 지금의 독음을 완전히 일치시키지는 않는다.

“사치스러운 이는 부유하지만 부족하고, 검소한 이는 가난하지만 넉넉하다.” 왜인가? 사치스러운 이는 자기 분수를 넘어 탐욕스러워서 만족할 줄 모르고, 검소한 이는 분수를 지키며 그에 만족할 줄 알기 때문이다.

진정한 貧富(빈부)는 마음속의 넉넉하고 부족함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사치스러움보다는 검소함에서 마음의 부유함과 여유가 온다. 진정한 행복도 그와 같으리라. 南唐(남당) 譚초(담초)의 ‘化書(화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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