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을 다시 듣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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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탄생 100주년 맞아… 기념 음악회 잇달아 열려

뉴욕타임스는 올해 초 윤이상을 상세하게 다루며 “윤이상은 삶과 작품 모두에서 유럽과 동양 문화를 연결했다”고 평가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뉴욕타임스는 올해 초 윤이상을 상세하게 다루며 “윤이상은 삶과 작품 모두에서 유럽과 동양 문화를 연결했다”고 평가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독일 방문 일정 중 한 묘소를 참배했다. 한국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선생(1917∼1995)의 묘소였다. 이처럼 올해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가 남긴 음악 세계와 업적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이상은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지만 정작 국내에서 그의 음악을 듣기 힘들었다. 타계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1967년 동백림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뒤 이념 논쟁에 계속 시달려 왔다. 재독 동포에 대한 탈북 권유 논란, 북한 정권의 윤이상 추대 등까지 겹치며 그가 작곡한 곡들은 한국에서 연주되기 쉽지 않았다. 그는 천재와 비운의 작곡가, 민족주의자와 친북주의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아 왔다.

음악적 업적을 봤을 때 그는 한국인 작곡가로는 드물게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경남 통영 출신인 그는 14세 때 독학으로 작곡을 시작해 1956년 유럽 유학을 떠나 3년 만에 독일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에서 데뷔했다.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 평론가들이 뽑은 ‘20세기의 중요 작곡가 56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생전 관현악곡, 실내악곡, 오페라 등 15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올해 국내 음악계에서는 그의 음악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9월 17일 윤이상 탄생일을 전후해 각종 기념 공연과 그의 작품들이 무대에 올려졌거나 올려질 예정이다.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 72주년 ‘광화문시민, 광장음악회’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윤이상이 작곡한 ‘예악’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달에는 지휘자 최수열의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윤이상의 유작이기도 한 ‘화염 속의 천사’를 연주했다. 최수열은 “지금까지 윤이상의 작품이 제대로 연주되지 않아 안타까웠다. 그의 작품은 매우 전통적인 소리와 음향을 빚어낸다”고 말했다.

성시연 지휘자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26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와 9월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윤이상 평화재단과 함께하는 100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윤이상의 대표작인 ‘예악’과 ‘무악’ 등을 들려준다. 이후 폴란드와 독일에서도 같은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첼리스트 고봉인의 헌정 무대(9월 14일), 뮤지컬 배우 카이가 진행하는 야외음악회 ‘윤이상을 기억하며’(9월 9일), 전문연주단체 TIMF 앙상블이 기획한 ‘윤이상을 기억하며’(9월 16일) 등이 잇달아 열린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작곡가 윤이상#윤이상 탄생 100주년#윤이상 예악#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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