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167>小(작을 소)

  • 입력 2005년 2월 24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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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는 갑골문에서 작은 점을 셋 그렸다. 셋은 많음의 상징이고, 작은 점은 모래알로 보인다. ‘설문해자’에서는 갈라짐을 뜻하는 八(여덟 팔)과 이를 구분 지어 주는 세로획(곤·곤)으로 구성되었다고 했으나, 이는 소전체에 근거한 해석이며 갑골문에 의하면 작은 모래알을 여럿 그렸다. 이후 小가 ‘작다’는 보편적 개념을 나타내게 되자, ‘모래알’은 水(물 수)를 더한 沙(모래 사)로 구분해 표현했다.

少(적을 소)는 小에서 분화한 글자로, 양의 ‘적음’을 나타내기 위해 지사부호를 더해 특별히 만들었으며 춘추시대 이후에야 나타난다. 그 전의 갑골문이나 서주 때의 금문에서는 小로 구분 없이 사용했다.

尖(뾰족할 첨)은 비교적 늦게 출현하며 한나라 때쯤 만들어진 글자로, 小가 위에 大(큰 대)가 아래에 놓여, 아래쪽이 크고 위쪽이 작은 尖塔(첨탑)의 이미지를 그렸다. 이로부터 尖에는 ‘뾰족하다’는 뜻과 ‘예리하다’는 뜻이 나오게 되었고, 다시 尖端(첨단)에서처럼 그 뾰족한 첨탑의 제일 끝에 위치한 ‘최고’라는 의미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선(J·적을 선)은 대단히(甚·심) 적다(少)는 의미를 그려낸 글자로, 鮮(고울 선)과 같이 쓰인다. 鮮은 魚(물고기 어)와 羊(양 양)으로 이루어져 물고기(生鮮·생선)와 양고기는 신선해야 한다는 의미를 그렸으며, 이로부터 ‘신선하다’는 뜻이 나왔다. 신선하려면 깨끗하고 빛깔이 고와야 하며 신선한 고기는 드물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곱다’와 ‘드물다’는 뜻이 鮮에 함께 담기게 되었다.

하지만 尙(오히려 상)은 小와 의미적 관련이 없는데도 小부수에 들어 있다. 尙은 금문에서 八과 向(향할 향)으로 구성되었는데 向은 소리부도 겸한다. 八은 ‘갈라짐’을 뜻하고 向은 집에 창을 그려 창이 난 ‘방향’을 말하여, 창을 통해 위로 퍼져나가는 연기 등을 형상화 했다. 그래서 向의 원래 뜻은 ‘위’이며 옛날에는 上(위 상)과도 통용했다. ‘위’는 높은 지위를 뜻하기에 崇尙(숭상)이나 尙賢(상현·어진 사람을 섬김) 등과 같이 ‘받들다’는 뜻도 나왔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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