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완연한 봄, 떠나요∼ 걷고 쉬고 온천하는 일본여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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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골길 따라 걷는 규슈 올레 힐링여행
특급 온천호텔 2곳 이용하는 북큐슈 온천 기행
참좋은여행, 봄맞이 일본여행 2종 선보여

완연한 봄이다. 포근한 날씨는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주고, 집안에 묵혀두었던 먼지들도 하루 날 잡아 싹싹 털어내고 싶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앉으면 마음은 여유롭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도 불쑥 생긴다.

뭐 어려울까. 떠나고 싶을 때는 떠나면 되는 일. 게다가 4월과 5월은 해외여행을 떠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바캉스 시즌을 앞둔 막바지 비수기라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초여름에 들어선 청명한 날씨 덕분에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

단, 어린이날 연휴와 부처님오신날 연휴는 피할 것. 내가 떠날 수 있는 연휴는, 남들도 떠나기 때문에 여행상품 가격이 훌쩍 뛴다.

그럼 어디로 어떻게 가면 좋을까. ‘봄맞이 해외여행’, ‘해외여행 추천’ 같은 키워드로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어 봤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보를 가장한 광고뿐. 제대로 된 여행상품을 찾자니 손품이 너무 많이 든다.

비행시간 1시간 안팎의 짧은 거리. 낮은 환율에 힘입어 항공, 호텔 모두 합친 2박 3일 여행 상품을 50만원대로 즐길 수 있는 지역. 일본을 추천한다. 이 봄에 떠날 만한 일본여행 2가지를 소개한다.

다자이후텐만구 신사(위 쪽사진),  하라지노 폭포
다자이후텐만구 신사(위 쪽사진), 하라지노 폭포
올레길이 제주에만 있는 건 아니다

푸른 나무 아래 활짝 트인 일본의 시골길. 제주 올레의 자매 길로 규슈 지역 전체에 15개의 하이킹 코스가 만들어졌다. 이 중 오쿠분고 코스는 규슈 올레를 만든 관계자들이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라 일컬은 곳. 한적한 마을에 오롯이 자리한 무인 기차역 JR아사지에서 코스가 시작된다. 역 앞 안내소에는 제법 쓸모 있는 대나무 지팡이가 준비되어 있다. 짧은 일본여행에 등산스틱을 가져가기도 부담스러운데 이런 마음씀씀이 하나가 참 고맙다.

오카산 성터에 도착. 깎아지른 절벽 위에 촘촘히 벽돌을 쌓아 올려 만든 산성으로, 현재에는 돌담만 남았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운치 있다. 성벽 아래를 두르는 돌이끼와, 돌담 위로 삐져 나온 나무와 덩굴들은 폐허가 된 성터의 분위기를 정감 있게 만들어준다.

알록달록 화려한 꽃보다는 푸른 잎의 수풀이 우거지고 나무 아래 그늘이 시원한 땅. 코스 중간 중간에 놓인 대나무 의자는 한숨 고르며 주변 풍광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이 코스의 압권은 하라지노 폭포. 수만 년 전 아소산이 폭발하며 만들어진 높이 20m, 폭 120m의 장관으로 작은 나이아가라 폭포가 떠오를 정도.

낮 시간 내내 산과 들을 거닐었으니, 저녁은 바닷가에서 보낸다. 시사이드모모치 해변 옆에 위치한 ‘힐튼 후쿠오카 시호크(hilton Fukuoka Sea Hawk)’는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후쿠오카 최고의 특급 호텔. 아래로는 야후돔이 내려다보이고 창 밖으로는 푸른 현해탄이 펼쳐진다.

자유시간엔 여유롭게 해변을 산책해도 좋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웃렛 시호크타운에서 쇼핑을 즐겨도 좋다.

국내대표 직판여행사 참좋은여행(대표 윤대승, 이상호)에서 규슈 올레 오쿠분고 코스를 걷는 2박 3일 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올레 체험을 원치 않는 이들은 다케타온천, 하나미즈키 등 온천욕으로 일정을 대체하면 된다. 힐튼 후쿠호카 시호크 호텔에 묵고, 높이 40m의 유리 천장이 독특한 호텔 레스토랑의 디너 뷔페가 포함된다. 요금은 4월 기준 46만4000원부터. 문의 02-2185-2400

스기노이 호텔의 옥상 노천탕 ‘다나유’는 다섯 단의 계단으로 만들어진 온천으로, 눈앞에 놓인 풍경의 높낮이가 제각각 다르고 마치 하늘에서 온천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 참좋은여행 제공
스기노이 호텔의 옥상 노천탕 ‘다나유’는 다섯 단의 계단으로 만들어진 온천으로, 눈앞에 놓인 풍경의 높낮이가 제각각 다르고 마치 하늘에서 온천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 참좋은여행 제공
스기노이 호텔의 옥상 온천 ‘다나유’

일본 하면 온천, 온천 하면 규슈. 그 규슈 안에서도 벳푸는 세계 최대급의 용출량을 자랑하는 온천마을로 유명하다. 하루에 터져 나오는 온천수의 양이 3만9000t.

이 온천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이 북큐슈를 도는 2박 3일 온천여행. 눈으로만 봐야 하는 지옥온천부터, 수십층 호텔의 옥상에 마련된 온천까지. 특급 온천호텔에 묵으며 잘 먹고 잘 쉬는 100% 온천 기행은 부모님을 모시기에 제격. 여행을 다녀오신 부모님이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호텔 2곳을 소개한다.

벳푸에서 손꼽히는 8탕 중 하나 간카이지 온천을 끼고 있는 특급 호텔 ‘스기노이(Beppu Suginoi Hotel)’. 높은 지대에 지어진 호텔로, 맑은 날엔 벳푸 만과 시내가 한눈에 모두 보인다.

옥상 노천탕 ‘다나유’는 다섯 단의 계단으로 만들어진 온천으로, 눈앞에 놓인 풍경의 높낮이가 제각각 다르고 마치 하늘에서 온천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 원통형의 1인용 편백나무 욕조와 전면이 유리로 된 실내 온천 등 다양하니, 취향 따라 누리면 된다.

‘겐카이 로열 호텔(Genkai Royal Hotel)’은 사쓰키 마쓰바라 해안을 끼고 있어 해수욕과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호텔 창문 너머 짙푸른 현해탄이 펼쳐지고 산등성이 안쪽으로 드문드문 인가가 보인다. 온천이 끝나면 호텔 안의 선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겨도 좋다. 붉은 한지로 만든 일본식 전등과 나무 지붕 덕분에 단번에 찾을 수 있다. 초밥과 닭꼬치, 완두콩 등의 간단한 안주와 맥주면 더할 나위 없다.

온천여행이라고 잠만 자다 오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다자이후텐만구 신사도 여행 코스에 포함된다. 유명 학자를 기리는 신사로 출세와 시험 합격을 바라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신사 곳곳에 꽃창포와 녹나무가 드리워져 풀냄새가 가득하다.

잡화점과 미술관이 오밀조밀 한데 모인 마을 유후인도 들른다. 산 아래 높은 건물 없이, 예술품을 판매하는 각종 상점이 어울려 동화 같은 분위기다. 자욱한 안개로 신비로운 긴린코 호수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

벳푸의 지옥온천을 관광할 때에는 빼먹지 말아야 할 재미가 하나 있다. 온천수로 삶아 유황 향이 뺀 온천 계란이 별미. 여기에 온천에서만 파는 ‘라무네’ 사이다를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참좋은여행은 스기노이 호텔과 겐카이 로얄 호텔에 1박씩 묵는 2박 3일 온천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요금은 4월 기준 54만9000원부터. 문의 02-2185-2400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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