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복수의 운명 앞에 방황하는 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5년전 돌풍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 20일∼5월 13일 다시 무대 올려
발레리나 강예나 등 출연진 화려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에서 주인공 ‘갈매’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배우 여욱환(왼쪽)과 김영준. 플레이몽 제공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에서 주인공 ‘갈매’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배우 여욱환(왼쪽)과 김영준. 플레이몽 제공

2013년 전석 매진 돌풍을 일으켰던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가 5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나온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칼집 속에 아버지’는 제2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이자 제54회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한 고연옥 작가의 작품이다.

이 연극은 날카로운 칼솜씨로 이름을 날렸던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 길을 떠난 자식의 여정을 담은 판타지극이다. 작품은 변소에 거꾸로 처박힌 채 발견된 아버지의 시신에서 출발한다. 싸움꾼의 영웅이었던 아버지의 살해범은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 한 번도 칼을 빼든 적 없는 아들 갈매가 어머니의 권유에 못 이겨 복수의 길을 떠난다. 원수의 이름이 적힌 긴 종이를 들고 7년의 길고 지루한 행보 끝에 마지막 마을에 도착한다. 오랜 방황을 마치려는 순간, 갈매는 갑작스러운 진실과 마주한다.

출연진의 면모도 화려하다. MBC 시트콤 ‘논스톱’에서 조인성의 단짝 타조알 영준으로 활약했던 김영준과 연극 ‘나쁜자석’ ‘썸걸즈’ ‘극적인 하룻밤’ 등에 출연한 여욱환이 원치 않는 복수를 위해 방황하는 ‘갈매’ 역을 맡았다. 연극 무대에서 주로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조운이 악역 ‘검은등’으로 변신한다. 예상외의 캐스팅도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인 발레리나 강예나가 합류해 ‘아란부인’과 ‘우순’ 역을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전지욱 연출가는 17일 “5년 전 국립극단에서 선보인 ‘칼집 속에…’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꿈의 구조를 지녔다면 이번 공연에선 주인공 갈매 캐릭터에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청년 계층의 특징을 녹아냈다”며 “원작의 시적인 대사들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B급 코미디’처럼 가벼운 느낌들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발레리나 강예나의 깜짝 캐스팅과 관련해서 전 연출가는 “주인공 갈매의 엄마 역할을 맡아 고상하고 삶에 있어 명예를 중시하는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가 잘 맞았다”며 “무용수 출신이라 그런지 무대 위에서의 몸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갈매 역을 맡은 배우 여욱환은 “고연옥 작가의 작품이란 점에서 큰 고민 없이 작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 자체가 주인공 갈매의 성장기, 해방기를 다뤘다”며 “어린 소년에서 일련의 사건을 통해 한 남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일∼5월 13일 나온씨어터. 전석 3만 원. 02-3142-246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동아연극상 희곡상#고연옥 작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