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홍선주, 끝없는 ‘미투’…전여옥 “피울음 고백, 추악함 바로잡는 시작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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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2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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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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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작가(전 새누리당 의원)는 21일 문화예술계에서 연일 성범죄 폭로가 터져 나오는 것과 관련, “이보다 더 더러울 수는 없다”고 개탄했다.

전 작가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연극이 좋아서, 춥고 배고프지만 연극배우가 되고 싶다고 찾아온 신인 여배우를 추행하는 그들의 모습. 그 수많은 여성들이 당한 그 지하연습실은 나치의 ‘가스실’이나 ‘고문실’과 무엇이 다르랴”며 이 같이 말했다.

전 작가는 문화예술계의 성추문 폭로가 뒤늦게 불붙은 이유와 관련, 우선 “우리 시대 연극판은 한마디로 ‘소외된 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려한 블록버스터가 판치는 세상에서 ‘배우의 연기’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두는 것이 정말 힘들다”며 “이윤택 같은 이들은 그 ‘외딴 섬’을 찾아온 순진한 연기자 지망생을 ‘염전노예’처럼 부리고 ‘섬마을 여교사’처럼 성추행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순수문화예술을 보는 시선’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전 작가는 “왠지 저들은 ‘신성’하며 ‘순수’하며 ‘약자’로서 ‘약자의 편’에서 절규하고 있다는 시선. 정작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쪽으로 눈길 한번 주지 않으면서 ‘미안함’을 갖고 보는 것”이라며 “그래서 ‘견제’없는 절대 권력을 ‘똠방각하’들이 갖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작가는 세 번째로 “‘올드보이’들의 게걸스러운 탐욕이 통하는 세상이어서 그렇다”라고 했다.

그는 “제가 문화부 기자를 했을 때 저는 연극인들을 정말 존경했다. 한 겨울, 불기조차 없는 곳에서 하얀 입김을 뿜어가며 그들은 ‘TV의 유혹’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런 좋은 연극인들은 시류를 이용하지도 못하고 세상과의 네트워크에 능하지 못해 결국 사라졌다”며 “그 자리를 이윤택 같은 ‘올드보이’들이 차지하고 독재자 노릇, 전제 군주노릇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작가는 이 같은 사태를 야기한 가장 중요한 이유라며 “공짜 표를 갖고 들어온 관객이 되어 그 모든 일에 침묵했던 우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미투’와 ‘위드 유’를 우리 가슴속에 해시태그로 삼고 피울음을 삼키며 ‘진실’을 말한 그 여성들을 뜨겁게 응원하는 것. 이 모든 추악함을 바로잡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계 ‘#미투(Me Too)’ 성범죄 폭로는 한국 연극계의 대표적 극작가 겸 연출가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으로부터 촉발됐다. 배우 김지현, 김수경, 이승비 등 다수의 연극인들이 이 전 감독의 행각을 폭로했고, 홍선주는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이 전 감독의 성폭력에 대해 방관을 넘어 조력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성범죄 폭로의 불길은 오태석 서울예대 교수로 옮겨 붙었고, 이후 유명 음악감독 변희석, 배우 조민기 등 문화예술계 권력자들의 성범죄 의혹이 속속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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