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음식 하나에 세상 모든 걸 담으려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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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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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비벼먹고 쌈 싸먹고 말아먹는가/동아일보사 한식문화연구팀 지음
360쪽·1만9000원·동아일보사

한국인은 왜 애써 따로 마련한 재료들을 서로 비비고, 쌈 싸고, 말아버릴까.

외국인에게는 낯설고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런 수고에 대해 동아일보사 한식문화연구팀은 음식 하나에 세상 모든 것을 담으려는 한국인의 독창적 세계관과 소통 정신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경심 한국문화연구가를 대표로 한국 음식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연구팀에 참여해 집필과 고증을 했다.

연구팀은 멀리 동이족부터 조선시대, 혼례부터 제례 의식까지 다양한 문화와 역사 이야기를 음식 문화와 결부해 옛날 얘기처럼 부담 적은 문체에 실어 담았다. 재료와 조리법, 유래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곁들였다. 한국 음식이 자랑하는 양념과 발효, 다양한 조리법과 저장법에 담긴 지혜와 철학을 파헤친다.

음식과 그 재료, 식기와 상차림 등을 클로즈업해 손에 잡힐 듯 보여주는 사진들, 한지의 질감을 살린 독특한 제본이 소장가치를 높인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추천사에서 “감각적인 편집, 한눈에 들어오는 컬러와 질감의 특별한 결합이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촉각과 시각으로 미각을 재촉하는 책의 말미에는 떡국, 오곡밥, 통영비빔밥, 갈비찜부터 된장찌개, 배추김치까지 대표적인 우리 음식 50가지의 조리법이 부록으로 실렸다.

비빔밥과 불고기를 좋아하는 외국인뿐 아니라 매일 접하는 상차림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싶은 한국인들의 흥미도 끌 만한 책이다. 다만 ‘한반도는 신비한 땅이며, 한민족은 가장 지혜로운 겨레’라는 점을 너무 부각한 점은 아쉽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책의 향기#요리#한국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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