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donga.com

[인문사회]조선 왕의 선물은 통치수단이었다
더보기

[인문사회]조선 왕의 선물은 통치수단이었다

동아일보입력 2012-06-23 03:00수정 2012-06-23 03:0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국왕의 선물 1·2/심경호 지음/1권 520쪽, 2권 528쪽·각 2만4000원·책문
조선시대 왕에게 선물은 중요한 통치수단이었다. 조선의 왕은 사대부들과 끊임없이 대립하거나 협력하면서 국가를 다스렸다. 이 과정에서 왕은 신하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군신 간의 의리를 강화하는 장치로 선물을 활용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바람직한 선물 수수 형태를 짚어보고 싶었다며 잘못된 왕의 선물 사례들을 소개한다.

2대 임금 정종은 당시 인기 스포츠였던 격구를 늘 함께한다는 이유만으로 조온에게 말 한 필을 내렸다. 정종은 어찌나 격구를 좋아했던지 경연에서 한 신하로부터 “인군(仁君)은 하늘을 대신해 만물을 다스려 가지는 것이 크므로 경각(頃刻) 사이라도 게을리 하고 소홀히 할 수 없거든, 하물며 유희에 빠질 여유가 있겠습니까”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사적인 정에 이끌린 선물이 역사의 오점으로 남은 것이다.

단종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역적으로 몰린 김충과 인평 등의 집을 양녕대군과 효령대군 등에게 내린 일도 잘못된 선물로 꼽혔다. 단종은 역적으로 지목된 이들의 부인과 누이들을 수양대군의 공신들에게 처첩으로 나눠주기까지 했다. 선물을 내린 당시는 이미 수양대군이 전권을 휘두르던 때여서 단종은 형식적으로 추인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저자는 단종이 지시를 내린 자체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순 없다고 비판한다.

대체로 왕은 ‘갑’의 위치에서 선물을 내렸지만 가슴 아픈 선물의 기록도 있다.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은 일제의 강압 아래 일본군 주차사령부에 당시 화폐로 1000원을 하사했다. 일본군에게 둘러싸인 ‘종이 황제’의 슬픈 선택이었다.

주요기사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책의 향기#인문사회#국왕의 선물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