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총에 맞고… 비닐 뒤집어쓰고… 물범들의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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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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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물범, 내년에도 꼭 만나!/녹색연합 글·남성훈 그림
48쪽·1만2000원·웃는돌고래

웃는돌고래 제공
웃는돌고래 제공
동그랗고 커다란 눈, 귀여운 얼굴의 점박이물범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마스코트다. 한때 서해에 8000마리 넘게 살았지만 지금은 200∼300마리밖에 보이지 않는다. 과거에는 불법 포획,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크게 줄어든 것이다. 멸종 위기에 처해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됐다.

백령도에 사는 아이 범이에겐 특별한 동생이 있다. 북두칠성 점무늬를 지닌 점박이물범 ‘별이’다. 범이의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점박이물범들은 둥근 자갈이 많은 하늬 바닷가까지 와서 쉬었다. 할아버지가 깜빡 잠들었다가 깨면 물범들이 옆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범이네 아빠도 어린 시절에 물범과 같이 놀았다. 아빠가 헤엄치는 동안 물범이 오리발도 툭툭 건드리고 그랬단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범들은 점점 바닷가에 오지 않게 됐다. 물 밖으로 동그란 머리를 내미는 물범을 적군으로 오인해 병사들이 총을 쏜 적도 있고, 어른들이 물범을 약에 쓴다고 불법 포획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범이는 사람들이 버린 비닐봉지를 머리에 뒤집어쓴 별이를 구해주고, 겨울여행을 떠나는 별이에게 오래오래 손을 흔들어준다.

범이와 별이의 만남과 이별을 따라가다 보면 점박이물범을 왜 아끼고 보호해야 하는지와 이들의 생태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색연필과 콩테로 그린 그림이 효과적으로 이야기와 어우러진다. ‘녹색연합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깃대종’ 시리즈의 첫 번째 책. 깃대종이란 생태계의 여러 생물종 가운데 중요하다고 인식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종을 가리킨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책의 향기#어린이 책#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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