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장애는 그저 ‘다른’ 것뿐… 어깨 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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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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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달라도 괜찮아/지나 갤러거 외 지음·전미영 옮김/296쪽·1만3000원·부키

부모는 자식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작은 옹알거림이나 재롱이면 충분하다.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다든가 상장까지 받으면 집안의 경사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뛰어날 수는 없다. 특히 아이가 장애를 가져 다른 아이들보다 지능이나 운동능력이 떨어진다면 부모는 움츠러든다. 학부모들의 자식 자랑에 끼지 못하고 속으로 아파한다.

이 책을 함께 쓴 자매도 마찬가지였다. 언니인 패티는 양극성장애를 가진 딸 제니퍼를, 동생 지나는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딸 케이티를 돌보고 있다. 양극성장애는 흔히 조울증으로 불리며 들뜬 기분과 침울한 기분이 반복되는 정신질환이고, 아스퍼거증후군은 언어, 행동 등 발달이 심각하게 더뎌지는 자폐증의 초기 단계다. 장애아를 둔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이 자매도 장애를 발견하던 순간의 놀람과 절망,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에 대면한다. 하지만 이들 자매는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하게 나선다.

“남들의 자식 자랑이 듣기 싫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저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도 물어봐 달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운동을 잘하지 못하고, 우등생도 아니고,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부모인 우리가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일은 수없이 많다.”

자매가 당당해지자 아이들도 자신감이 생긴다. “난 다른 아이들과 좀 다를 뿐”이라며 장애를 인정하고, 또래 아이들 속으로 들어간다. 자매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기 아이에 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자랑하자’는 ‘불완전 운동’도 펼친다. “장애인과 그를 돌보는 사람 모두가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일에 굶주려 있다”고 자매는 말한다.

씩씩하고 당찬 자매의 자녀 양육기를 읽으면 저절로 엷은 미소를 짓게 된다. 장애에 대한 작은 생각의 변화가 자신의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를 이끄는 과정이 따뜻하고 밝게 펼쳐진다. “괜찮아, 조금 다를 뿐이니까”를 함께 외치고 싶을 정도로.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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