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Books]협상할 땐 나란히 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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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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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조 내버로, 토니 시아라 포인터 지음·장세현 옮김/316쪽·1만5000원·위즈덤하우스

차 안에 FBI 요원과 탈주자가 타고 있다. 탈주범은 흥분된 상태에서 범행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 요원이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다 보니 그가 ‘꼴사납다’ ‘당혹스럽다’ ‘걱정된다’ ‘선량한 기독교인이다’라는 표현을 쓰는 점이 두드러진다. 요원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지금 얼마나 ‘당혹스러울지’ 안다. 이렇게 체포되는 것이 ‘꼴사나운’ 일이라는 것도, ‘선량한 기독교인’이니만큼 어머니가 어떻게 생각하실지 ‘걱정하는’ 것도 이해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탈주범은 혐의 사실들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이때 FBI 요원이 쓴 기법은 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개발한 ‘말 따라하기’ 기법이다. 단순히 말을 따라하는 것만으로 상대방은 깊이 이해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며 호응에 나선다. 기업에서도 상대방과 책상을 두고 마주 보고 앉으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낮다. 두 사람 사이에 장벽과 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편안한 기분에서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나란히 혹은 직각으로 앉아야 한다.

FBI에서 ‘인간 거짓말 탐지기’라고 불렸던 저자는 30여 년간 미국 최고의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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