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툭” “후두두둑” 비를 맞고 왕이 된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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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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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안녕!/한자영 글·그림/40쪽·1만1000원·비룡소

비룡소 제공
비룡소 제공
물감과 먹이 재현하는 비 오는 날의 ‘작은 세상’이 경쾌하다. 비 오는 소리와 비를 즐기는 지렁이 달팽이 거북이의 모습이 다채롭다. 비 오는 날에 동물들이 할 수 있는 놀이를 상상해보는 재미도 선사한다. 비 오는 소리와 지렁이 달팽이 거북이가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한 의성어와 의태어의 운율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툭” 하고 빗물 한 방울 떨어진다. 지렁이는 ‘꼬물꼬물’ 풀숲 길을 기어간다. 빗방울이 잦아지면서 “톡 톡 토 도 톡” 소리를 낸다. 지렁이가 비를 맞고 풀숲 길을 헤쳐가면서 풀줄기에 부딪치는 모습은 ‘꼬물꼬물 콩!’ 하고 표현된다. 커다란 빗방울은 “후둑! 후두두둑!” 쏟아지고, 지렁이는 나뭇가지 위를 “영차영차” 소리를 내며 오른다. 나뭇가지 아래에 숨어 듣는 빗소리는 “툭탁 투닥 투다닥!”. 달팽이와 거북이 친구를 보고는 가슴이 설렌다. ‘누굴까, 누굴까?’

달팽이는 ‘꼬무락꼬무락’거리고 거북이는 ‘엉금엉금’ 기어 지렁이와 인사를 나눈다. 그때 커다란 물방울이 세 친구 머리 위로 “퐁!” 떨어지면서 물왕관을 씌워 준다.

빗방울은 ‘도롱도롱 도로롱’ 하며 잦아들고, 비를 좋아하는 삼총사는 정겹게 인사한다. “비야, 안녕!”

작가가 평소 자연과 동물에 관심이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 지렁이를 관찰한 뒤 거북이나 달팽이와 함께 어울려 노는 상상을 덧댄 듯하다. 먹을 번지게 해서 표현한 물방울은 한 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달라지는 빗방울 소리는 시어(詩語)처럼 들린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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