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물감대포… 술통… 물비누… 해적퇴치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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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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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을 물리치는 방법/카트린 르블랑 글·롤랑 가리그 그림·유병수 옮김/
32쪽·8500원·열린책들

열린책들 제공(오른쪽)
열린책들 제공(오른쪽)
아이들이 들으면 키득거릴 만한 엉뚱한 상상이 가득하다. 이미 공룡, 늑대, 괴물, 마녀, 유령을 물리치는 방법에 대해 저술한 저자들의 실력이니 해적쯤이야 식은 죽 먹기처럼 쉬울 듯싶다.

자! 해적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천진난만한 상상에 빠져보자. 우선 해적들은 해골이 그려진 검은 깃발로 우리를 덜덜 떨게 만드는데, 물감 대포 한 방이면 겁을 먹을 필요가 없게 된다. 하얀 물감을 가득 채워 깃발을 향해 쏘면 검은색 깃발이 하얀색으로 바뀌어 무섭지 않을 거다.

해적들은 보물을 찾아다닌다. 그러니 빈 병 안에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상세한 지도를 넣어서 바다에 띄워 보낸다. 그 지도를 보고 해적들이 무인도에서 허탕을 치는 동안 우리는 배를 타고 떠나면 된다.

육지에서 만난 해적의 몸에 있는 문신 때문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친구들한테 부탁해서 해적들보다 더 끔찍한 문신 그림을 우리 몸에 그려두면 된다. 뚱뚱보 털보 해적들은 술이라면 사족을 못 쓰니 커다란 술통을 안겨줘서 취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해적들이 만약 욕실의 욕조 안에서 배를 타고 다닌다면 물비누를 전부 목욕물에 쏟아 부어 거품 폭풍을 일으키면 된다. 아마도 해적은 모두 혼비백산 도망가기 바쁠 거다.

집으로 쳐들어 온 해적들이 집을 빨리 떠나게 만들려면 그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을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 없애면 된다. 초콜릿을 찾아 다른 집으로 갈 테니까.

해적을 물리치는 상상을 하며 웃다 보면 어느새 꿈속에서 해적이 나타나도 무섭지 않다. 가장 무서운 존재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놓은 이야기는 ‘세상에 무서울 것은 정말로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을 알게 해 준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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