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친구야, 너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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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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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일기장/전성현 글·조성흠 그림/188쪽·9500원·창비

창비 제공(오른쪽)
창비 제공(오른쪽)
초등학교 6학년인 준호가 소중히 여기던 ‘블루 노트’를 잃어버렸다. 심장병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준호가 혼자 외로울 때 이것저것 끼적거리던 일기장이다. 어느 날 체육시간에 일찍 교실에 돌아온 지우가 창가에서 블루 노트를 발견하고 내용을 엿본다.

‘왜 나만 다르게 살아야 할까’라는 글이 적혀 있다. 지우는 친구 블로그에 댓글을 달듯 그 아래에 글을 적었다. ‘혼자만 교실에 남아 마음이 불편했나 보구나. 그렇다고 너만 다르게 산다고는 생각하지 마. 다른 것이 무엇이냐의 차이지, 모두가 서로 다르게 살고 있으니 말이야. 나는 왜 나만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지가 고민이야.’

며칠 뒤 이 노트는 우연한 계기로 세희의 손에 들어간다. 세희 역시 준호, 지우의 글 아래 댓글을 달았다. ‘네가 무엇이 달라서 힘들다는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어. 하지만 다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다들 서로 다른 조건에서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걸 거야.’ 이어서 동현, 혜진이 차례로 이 일기장을 보게 된다.

한 친구의 일기장을 네 아이가 몰래 읽고 글까지 쓰게 되면서 글쓰기를 통해 자기 치유를 해가는 이야기다. 처지와 생각이 다른 다섯 아이는 각자의 삶과 고민, 아픔에만 집중하다가 공통된 글쓰기 장에서 아픔을 해소한다. 일기장이라는 내밀한 공간에서 아이들의 진솔한 자기 고백이 펼쳐진다.

일기장은 결국 준호에게 돌아온다. 남의 글을 발견하고 준호는 화가 치민다. 하지만 그 글들을 차분히 읽어본 준호는 어느새 자신도 댓글을 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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