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 “홈뷰티 시장을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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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파나소닉-소니-샤프 이어 LG, 작년 LED 마스크로 돌풍
케이팝 타고 해외시장도 공략… 다이슨도 헤어 스타일러 선봬

폴 도슨 다이슨 수석엔지니어가 11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M-3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퍼 에어랩 스타일러’를 소개하고 있다. 다이슨 제공
폴 도슨 다이슨 수석엔지니어가 11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M-3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퍼 에어랩 스타일러’를 소개하고 있다. 다이슨 제공
무선청소기로 잘 알려진 영국의 가전업체 다이슨이 60만 원에 육박하는 헤어 스타일러 제품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에어랩)’를 한국에 출시했다. 2016년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 이후 두 번째 선보이는 뷰티 제품이다.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일본 가전업체들이 일찍이 뷰티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LG전자도 지난해 ‘프라엘(Pra.L)’이라는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며 피부 관리기기를 출시했다. 전통 가전업체들이 기존 제품 개발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뷰티제품에까지 적용하며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다이슨의 에어랩은 이른바 ‘고데기’의 일종이다. 열을 이용해 머리에 웨이브를 넣거나 펴는 등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기존 고데기와 에어랩의 차별점은 제품에 머리카락을 대기만 해도 알아서 감긴다는 점이다. 다이슨이 무선청소기를 개발하며 축적한 모터기술이 에어랩에 그대로 적용됐다. 에어랩에 들어간 디지털 모터 ‘V9’은 강한 바람을 만들어내면서 제품 표면인 ‘스타일링 배럴’에 공기 흐름이 만들어지도록 한다. 모터가 만든 공기의 흐름으로 모발이 배럴 표면에 감기게 하는 방식이다. 과도한 열로 인한 모발 손상을 막기 위해 바람의 온도를 기기가 알아서 측정하고 150도가 넘지 않도록 온도를 조절하는 ‘지능적인 열 제어 기술’도 탑재됐다. 대부분의 헤어 스타일러 제품은 200도 이상의 고열을 모발에 직접 가한다.

다이슨을 비롯해 전통 가전업체들이 뷰티제품 시장에 뛰어드는 건 세계적 추세다. 미용실, 피부 관리실 등을 다니는데 경제적, 시간적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집에서 손쉽게 미용을 관리할 수 있는 ‘홈 뷰티’ 시장이 성장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홈 뷰티 기기 시장 규모를 45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홈 뷰티 기기 시장도 매년 10%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세계 홈 뷰티 기기 시장 규모는 5조 원에 이른다.

일찍이 뷰티시장에 뛰어든 가전업체들은 매출 증가 효과도 누리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9월 프라엘이라는 브랜드로 선보인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등 4종의 제품은 올해 월평균 판매량이 출시 당시에 비해 7배 이상 늘었다. 올해 6월에는 홍콩과 중국에도 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화권은 케이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고, 최근 자연스러운 화장법이 유행함에 따라 피부 관리의 중요성을 느끼는 중화권 소비자들의 피부관리 기기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파나소닉은 프리미엄 뷰티 기기를 중심으로 한 소형 가전제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2016년 연례보고서에서 밝히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미용기기 시장에서 파나소닉은 47.1%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도쿄 긴자거리에 4층 규모의 뷰티 기기 체험매장을 내며 유통채널을 자사 판매점으로 한정해 소비자들의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케이팝, 한류 스타 등 문화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의 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졌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해외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가전업체들#홈뷰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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