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의 복수 스토리라서 큰성공… 드라마 여주인공은 아이유 좋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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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이태원 클라쓰’ 광진 작가
작품 속 호프집도 실제로 열기로

6월 중 완결을 앞둔 ‘이태원 클라쓰’의 작가 광진이 작품의 배경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호프집 ‘꿀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6월 중 완결을 앞둔 ‘이태원 클라쓰’의 작가 광진이 작품의 배경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호프집 ‘꿀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흔해빠진 이야기다. 아버지를 여의고 인생의 나락에 빠진 흙수저 주인공 박새로이가 호프집 ‘꿀밤’을 차리고 요식업계의 거물로 성장해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한다는 내용. 그런데 다음 웹툰 전체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며 독자 평점도 9.9점으로 1위다. 연재 중 드라마화가 결정되기도 했다. 이달 중 완결을 앞둔 웹툰 ‘이태원 클라쓰’(그림)의 작가 광진(본명 조광진·31)을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만났다.

“뻔하다는 건 많이 나온다는 건데, 재밌으니까 많이 나오는 거 아닐까요?” 광진은 이태원 클라쓰의 성공 요인으로 철저히 클리셰를 따르는 뻔한 스토리를 꼽았다. 우직하게 소신을 지키며 ‘성공’과 ‘복수’라는 목표를 이뤄내는 주인공을 보며 독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3개 시즌 연재에 2년이 채 안 걸렸을 정도로 시원시원한 스토리 진행도 매력 포인트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태원 클라쓰를 ‘사이다 웹툰’이라 부른다.

일상적 공간이지만 기존의 웹툰에서는 본 적 없는 호프집을 공간적 배경으로 활용한 점도 매력 포인트다. 다년간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토대로 진상 손님을 응대하는 아르바이트생의 고충, 클럽문화 등 이태원의 밤문화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소시오패스(조이서), 트랜스젠더(마현이) 등 사회적 소수자를 주요 인물로 내세운 점도 눈에 띈다. 광진은 “이들을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이태원 분위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다음 웹툰 제공
다음 웹툰 제공

광진의 작품 활동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만화창작과에 진학했으나 집안 사정으로 한 학기밖에 다니지 못했고 2013년 ‘그녀의 수족관’으로 데뷔한 이후엔 주로 성인물을 그렸다. ‘돈만 좇는 작가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소년물 ‘이태원 클라쓰’를 준비해 네이버 웹툰 등에 보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연재하는 다음 ‘웹툰리그’에서 바닥부터 다시 연재를 시작했고 독자 투표 1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다음 웹툰에 입성했다.

광진은 이태원에 진짜 호프집 ‘꿀밤’을 이달 중 열 예정이다. 작품에서 직원으로 나오는 후배 장근수와 최승권이 실제로 꿀밤에서 일하게 됐다. 광진은 꿀밤 운영을 이들에게 맡기고 하반기에 연재할 예정인 차기작 ‘이기주의자’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태원 클라쓰는 영화사 쇼박스에서 2019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드라마화 작업 중이다. 성미 급한 누리꾼들은 벌써 유아인 류준열 등 쟁쟁한 배우들을 ‘가상 캐스팅’ 후보로 올리고 있다. 세 살배기 딸의 이름을 붙여준 여주인공 조이서 역으론 누굴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귀엽고 예쁜 외모에 앙칼진 연기도 잘하는 아이유 씨가 좋을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웹툰#이태원 클라쓰#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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