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작자 ‘귀한 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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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플랫폼 업체들 ‘킬러 콘텐츠’ 확보 위해 크리에이터 육성-영입 경쟁

직접 키우거나 모시거나….

미디어 플랫폼 업체들이 ‘1인 창작자(크리에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주문형비디오(VOD)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이 대세로 뜨는 콘텐츠 소비시장에서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전문가 위주이던 크리에이터도 일반인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크리에이터 발굴이 가장 활발한 곳은 유료케이블 방송업계다. SK브로드밴드는 영상 및 광고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젝트인 ‘비 크리에이터(Be Creator·크리에이터가 되세요)’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시나리오나 영상 접수로 끝나던 기존 공모전과 달리, 4개월간 시나리오 단계부터 제작 지원하고 스타 감독이 멘토링을 해주는 등 아마추어 제작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총 1억2000만 원의 상금이 걸린 공모전에서 선발된 우수작품은 SK브로드밴드 미디어플랫폼인 B tv와 옥수수에서 상영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웹이나 모바일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존 스타 BJ나 전문가 위주의 크리에이터 외에 일반인과 아마추어 영상물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T는 주력인 키즈 분야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짝쿵TV’를 지난달 26일 개국했다. 어린이 시청자층의 유튜브 이용이 느는 가운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또래 크리에이터가 미래 직업이나 게임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개국 2주 만에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2만4000명을 넘었다. 또 KT는 지난해 11월부터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업체인 ‘다이아TV’와 협업해 웹드라마(3편)를 제작하고 ‘영국남자’ ‘씬님’ 등 인기 크리에이터 방송 3000여 개를 VOD로 제공한다. 강인식 KT 미디어콘텐츠담당 상무는 “어린이와 젊은층 선호도가 높은 크리에이터들을 활용해 인터넷TV(IPTV) 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딜라이브도 지난달부터 OTT박스에 다이아TV를 탑재해 대도서관, 허팝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동영상 1500여 편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연애·요리·뷰티 강의 등 120여 편을 제공 중인 판도라TV의 MCN 콘텐츠도 이달까지 130여 편을 더 추가할 계획이다.

케이블TV VOD는 아예 자체 제작 프로그램에 ‘흥행 보증 크리에이터’들을 영입했다. 지난달 시작한 극장판 애니 큐레이션 프로그램 ‘애니띵TV’의 MC로 유튜브 스타 ‘양띵’과 ‘삼식’을 발탁했다. 양띵과 삼식은 유튜브 구독자가 각각 180만 명, 70만 명에 달하는 인기 크리에이터다. 이달 2일의 첫 방송 시청률은 이전 2주 동시간대 평균 시청률보다 554% 늘어났다. 크리에이터의 창의적인 기획력과 진행 방식을 더해 정체된 케이블방송 시장에 활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크리에이터들의 힘으로 글로벌 시장 외연 확대를 노리고 있다. 뷰티 분야 1인 창작자인 ‘뷰스타’들이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오프라인 정규 교육 과정을 신설하고 전용 창작 시설을 늘리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는 구독자 1000명 이상을 보유한 ‘뷰스타’가 1000명 넘게 활동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선배 크리에이터들이 후배들을 양성하는 ‘뷰스타 아카데미’가 운영 중이고, 앞으로 동영상 제작 경험이 부족한 뷰스타에게 일대일 멘토링, 선배 뷰스타와의 협업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하고 참신한 주제로 동영상을 기획할 수 있도록 ‘하우투 영상’(사용법 등 정보를 짧게 소개한 영상)의 상시 리그도 마련해 해외 시청자들에게 동시 선보일 예정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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