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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교수 “워마드 성체 훼손 논란 불편하지만…‘오죽하면 저랬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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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교수 “워마드 성체 훼손 논란 불편하지만…‘오죽하면 저랬을까’ 싶어”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7-12 09:16수정 2018-07-1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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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성체 훼손 논란
사진=워마드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가 천주교의 성체(聖體) 훼손 게시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서울시립대학교 이현재 교수는 12일 워마드의 표현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워마드가 제기하는 ‘성 평등’ 문제와 관련해선 사회적 논의와 고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마음이 복잡했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불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저랬을까, 그런 생각이 좀 들기도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워마드가 도를 넘는 방식으로 남성 혐오를 드러내고 있는 것에 대해 “실제로 온라인 공간은 여성 혐오로 넘쳐나고 있다. 워마드 안에서 얼마나 남성 혐오가 강한지, 이렇게라도 해야 우리한테 관심을 집중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던 거 같다”며 “가장 자극적인 주제로 이야기해야만 우리의 페미니즘 혹은 우리의 이슈들을 건드려 주는구나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이용자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극적인 이슈를 만들어야 언론이, 이 사회가 관심을 가져준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최근 워마드가 나섰던 ‘몰래카메라(몰카) 성차별 수사’ 규탄 집회를 언급하며 “몰카 같은 경우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말하는 이 세대들한테는 굉장히 공포를 주는 사건인데 사회가 미온적으로 반응을 했을 때 느끼게 되는 배신감 같은 것들이 아마 있을 거다. ‘아무도 사회에서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았는데 굉장히 자극적인 사건으로 했을 때 우리한테 관심을 기울여주더라’는 경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여서 그렇게 해소를 하다 보니까 재미있기도 했었을 것”이라며 “어딜 가서 그거를 풀지를 못하니까 관심을 받을수록 ‘우리 이슈들을 세상에 알릴 수 있구나’ 그런 인식들이 많아지게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워마드의 ‘남성 혐오’ 성격에 대해 “일베(일간베스트)에서는 우리보다 더한 것들도 하는데 그것을 했을 때는 한마디 말도 없다가 왜 우리가 그들과 비슷한 미러링(mirroring·혐오 뒤집어 보여주기)으로서 이런 짓을 할 때에만 우리의 흠집만 잡아내느냐가 전반적으로 이들의 불만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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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의 ‘생물학적 여성만 보호한다’는 입장에 대해선 “굉장히 불편한 부분”이라며 “페미니즘은 제가 알고 있기로는 기본적으로 차별에 대한 반대다. 차별의 경험을 여성으로서 했기 때문에 다른 차별을 받는 소수자들과 연대하는 사실 연대의 정치였다. 그런데 지금 구분의 정치로 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굉장히 고립을 초래할까 봐 걱정이 되고 바로 이러한 부분 때문에 중요한 이슈들이 가려지는 게 아닌가”라며 “여기에 대한 논의들을 전반적으로 끄집어내 본격적으로 해야 될 문제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저는 사실 워마드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행위에 흠집을 내는 것을 너무 집중해서 말하는 방식이 이 문제들을 불거지게 한 성 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가라는 데는 의심을 둔다. 흠에만 집중하는 방식은 악순환을 만드는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워마드가)잘못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그런데 잘못을 지적한다고 해서 지금 문제가 되는 상황이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문제가 되는 상황을 없애야 한다면 성 평등을 위해서 무엇을 더 할 수 있었는가를 먼저 같이 생각해 줘야 한다. 어떻게 보면 사회가 그러한 현상들을 낳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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