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이재우 수석무용수 “최고의 호흡으로 환상의 커플 연기를 선보일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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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막 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 김지영-이재우 수석무용수



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주인공 카타리나와 페트루키오 역을 맡은 수석무용수 김지영(왼쪽)과 이재우. 두 사람은 “최고의 파트너십을 보여줄 무대”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주인공 카타리나와 페트루키오 역을 맡은 수석무용수 김지영(왼쪽)과 이재우. 두 사람은 “최고의 파트너십을 보여줄 무대”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두 사람은 서로를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열 세살 차이는 커플 연기에 있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주인공을 맡은 수석무용수 김지영(40)과 이재우(27). 지난달 ‘지젤’에 이어 ‘말괄량이…’에서도 주연을 맡았던 두 사람을 11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김지영은 1997년 국립발레단에 최연소(19세)로 입단했고, 이재우는 195cm의 장신을 자랑한다.

“전 재우처럼 키가 큰 남자가 좋아요. 춤을 출 때 기술적으로 진짜 편해요.”(김지영)

“왜 다들 ‘김지영, 김지영’ 하는지 알겠어요. 진짜 정확하게 연기하는 무용수죠.”(이재우)

‘말괄량이 길들이기’ 포스터 사진 속 김지영(왼쪽)과 이재우. 국립발레단 제공
‘말괄량이 길들이기’ 포스터 사진 속 김지영(왼쪽)과 이재우. 국립발레단 제공
‘말괄량이…’는 드라마 발레의 대가로 불리는 존 크랭코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전 예술감독(1927∼1973)이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발레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세계에 몇 안 되는 전막 코미디 발레로, 천방지축 카타리나와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는 페트루키오의 팽팽한 공방전을 유쾌하게 그렸다. 김지영이 맡은 카타리나 역은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시절 큰 사랑을 받은 대표 역할이기도 하다.

“2015년 초연 당시 연습실에서 강 단장님이 제게 ‘너무 재밌죠?’라고 자주 물으셨어요. 그때마다 저는 ‘아니요’라고 했거든요. 평생 예쁜 척하며 발레를 배웠는데 갑자기 천방지축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너무 어렵고 어색했어요. 그런데 무대에 오른 순간, 관객들이 웃으며 반응해주는데 희열을 느꼈죠.”(김지영)

이재우에게 ‘말괄량이…’는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사람들이 제게 ‘백조의 호수’가 인생작이라 하지만, 저는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더 재미있어요. 절제가 덜 필요한 작품이라 감정적으로 흥미롭고, 손의 스킬도 다양하게 배울 수 있거든요.”(이재우)

이재우는 강 단장 취임 이후 루키로 떠오른 스타다. 강 단장은 2014년 4월 ‘백조의 호수’ 공연이 끝난 뒤 갑자기 무대 위로 올라와 로트바르트를 연기한 그를 수석무용수로 승격시켰다. 솔리스트에서 그랑 솔리스트를 건너뛴 파격 승급이었다. 국내 무용수로는 보기 드문 195cm의 큰 키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큰 키는 무엇보다 강한 자극제가 됐던 것 같아요. 장신 무용수는 특정 동작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착지할 때 쉽게 다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이를 극복하려고 키가 작은 무용수의 영상을 보고 훈련할 정도였으니까요.”(이재우)

둘은 서로에게 어떤 파트너일까. 이재우는 “지영 누나는 제가 어릴 때 스승인 이원국 선생님의 파트너였을 정도로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며 “캐릭터 이미지나 테크닉에서 제가 조금이라도 빗나가는 게 있으면 촌철살인 조언을 해주는 든든한 존재”라고 말했다.

김지영은 “제가 춤을 가볍게 추는 스타일이라 파트너에게는 수월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아주 어려울 수도 있다”며 “누구보다 제 중심을 잘 잡아주는 재우는 그야말로 최고”라고 극찬했다. 19일부터 22일까지. 5000∼8만 원. 02-587-618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국립발레단#말괄량이 길들이기#김지영#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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