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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옷은 정신을 담는 그릇’ 중국의 의복 10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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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옷은 정신을 담는 그릇’ 중국의 의복 100년사

김민기자 입력 2017-08-12 03:00수정 2017-08-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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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읽는 중국문화 100년/위안저, 후웨 지음 김승일, 정한아 옮김/548쪽·3만2000원·선
청나라 말기 권력자였던 리훙장(李鴻章)은 1875년 일본 주화공사(駐華公使) 모리 아리노리를 만나 “당신들이 민족 복장을 유럽식으로 고친 것이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모리는 “일본 복장은 한가한 사람에겐 어울리지만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리훙장은 “당신네 나라가 독립성을 잃고 유럽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우리는 이러한 변혁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는 모리의 반박이 이어졌다.

옷을 주제로 한 이들의 대화는 옛것을 지키려 했던 청나라와 서구 문화를 받아들인 일본의 상반된 태도를 보여준다. 베이징복장학원 교수인 두 저자는 옷을 중심으로 근대 중국 문화사를 서술한다. 청대 말기 두루마기와 마고자부터 힙합 청바지까지 100년에 이르는 변천사가 새삼 놀랍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의복을 집단의 상징으로 봤던 중국인들의 생각이 느슨해졌음을 알 수 있다. 1927년에는 장제스(蔣介石)와 쑹메이링(宋美齡)이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치렀다. 이들은 전통식으로도 결혼식을 했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쑹메이링의 사진이었다. 이후 수많은 청년과 여성은 이들의 결혼식을 따라했다. 1940년대 항일전쟁 시기에는 물자가 부족해지자 간결하고 활동적인 디자인의 치파오가 유행했다. 1990년대에 이르러 옷은 개인의 다양한 욕망과 개성을 표출하는 수단이 됐다.

100년사를 10년 단위로 다룬 만큼 양이 방대하다. 풍부하게 들어있는 자료사진을 통해 옷의 변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옷으로 읽는 중국문화 100년#위안저#후웨#중국 의복#리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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