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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연출가 변신 5년째… 패션 디자인할 때보다 자유로워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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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연출가 변신 5년째… 패션 디자인할 때보다 자유로워 좋죠”

김동욱 기자 입력 2017-07-18 03:00수정 2017-07-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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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총연출 맡은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
국립오페라단의 ‘동백꽃 아가씨’ 연출을 맡은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는 “패션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내 생각을 50% 정도만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무대 연출은 내 생각을 70% 이상 녹여낼 수 있어서 더욱 매력 있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창작에는 한계가 없다고 하지만 이 남자는 정말 그 어떤 시도도 주저하지 않는다. 패션 디자인, 브랜드 컨설팅, 비주얼 디렉팅, 무용 연출은 시작일 뿐이었다. 어떤 직함으로 불러야 할지도 아리송하다. 서울패션위크 정구호 총감독(52). 그는 이제 ‘오페라 연출가’라는 직함도 새로 얻었다.

그는 국립오페라단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며 8월 26,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무대에 올리는 야외오페라 ‘동백꽃 아가씨’의 연출을 맡았다. 제작비 25억 원이 투입되는 ‘동백꽃 아가씨’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한국적 색채를 가미한 작품이다. 18세기 프랑스 귀족 사회를 조선 영·정조 시대의 양반 사회로 바꿨다.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오페라를 즐겨 봐온 마니아라고 밝혔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시즌 티켓을 구매해서 봤죠. 개인적으로는 바그너 오페라를 선호해요. 오페라를 연출하고 싶다고 소문내고 다녔는데 마침 연출 기회가 왔죠.”

오페라는 음악, 미술, 무용, 패션 등이 결합된 종합예술이다. 그는 오페라 애호가이지만 전문가는 아니다. 영화감독 소피아 코폴라(라 트라비아타), CF감독 채은석(토스카) 등 외부 인물이 오페라 연출을 맡았다 실패한 사례가 있다.

“저도 오페라를 좋아하지만 절대 전문가는 아니죠. 다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이끌면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포장을 조율하는 역할이에요.”

2013년 제일모직 전무 타이틀을 벗은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국립무용단의 ‘묵향’ ‘향연’ 연출이었다. 의상부터 음악, 무대 디자인까지 모두 담당했다. 일반 관객의 평가는 우호적이었고, 해외에서도 공연됐다. 하지만 의상과 무대에 춤이 가려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 국립무용단의 춤이 신(新)무용의 영향을 받아 서양식 의상으로 바뀌었는데 전 정말 전통 한국무용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일부러 더 무용수의 몸이 안 보이게 의상을 만들었죠. 숨고르기와 발디딤 등이 윤곽으로만 보이게 하는 게 제대로 된 한국무용이라고 봤죠.”


각광받는 연출가이지만 그는 지난해 1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총연출로 임명됐다 송승환 총감독과의 불화설 속에 8개월 만에 사퇴했다. “세상에 올림픽보다 더 큰 무대는 없어요. 그 무대에 제 작품을 올릴 수 있었는데 많이 아쉽죠.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올 수도 있겠죠.”

한국적 색채를 강조한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에는 스토리텔러로 변사가 등장한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동백꽃 아가씨’ 공연 뒤 그는 9월 국립무용단의 새 창작무용극 등 잇달아 무용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창작 오페라 연출을 위해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을 나온 것도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위한 것이었죠. 사실 패션 디자인보다 무용계에서 더 일찍 일을 시작했어요. 좋은 작곡가를 만난다면 꼭 창작 오페라를 하고 싶어요. 영화, 융·복합 예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창작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동백꽃 아가씨#정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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