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슈퍼우먼… 착한여자… 위장되고 왜곡된 콤플렉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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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기로했다/케티 케이, 클레어 시프먼 지음/엄성수 옮김/328쪽·위너스북·1만5000원
◇내 안의 여성콤플렉스7/여성을 위한 모임 지음/292쪽·휴머니스트·1만6000원

여성의 지위는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지만 여성이 맞닥뜨리는 문제는 한층 정교하고 복잡해졌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성공한 여성으로 불리는 이들은 늘 자신감에 차 있을까. 이들 안에는 의외로 여린 모습이 숨어 있다. 샌드버그는 자다 깨면 자신이 지금의 위치에 있어도 되는지 확신이 안 서 사기꾼이 된 것 같고, 클린턴은 2000년 상원의원 출마를 고민할 때 패배할까 봐 두려웠다. 메르켈과 라가르드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엄청난 시간을 들여 준비하는데, 이는 사실 자신감 부족 때문이라고 털어놓는다.

‘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기로 했다’는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를 남녀 차별이나 양육 부담이 아닌 자신감이라는 요소를 통해 분석한다.

여성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 여성은 완벽히 준비돼 있다고 확신이 들지 않는 이상 나서기를 꺼린다. 교실 안에서는 여성의 이런 특성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만 게임의 법칙이 달라지는 사회에서는 이내 당황한다. 연봉 협상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낮은 수준을 제시하고 승진을 적극 요구하지 않는다. 여성은 나서기보다는 말썽부리지 말고 묵묵히 지내야 한다는 교육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남자와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진다. 여성이 맹렬하게 활동하는 시대에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는 남성도 있겠지만 많은 여성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자신감을 갖기 위해 조금만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하라는 현실적인 충고도 빛난다.

‘내 안의 여성 콤플렉스7’은 콤플렉스를 통해 현재 한국 여성의 삶을 들여다본다. 1992년 펴낸 ‘일곱 가지 여성 콤플렉스’에서 소개됐던 착한여자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 슈퍼우먼 콤플렉스 등은 20년이 지난 후 전략적 필요에 따라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착한 여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여성이 늘었지만 갈등 없는 생활을 위해 착한 여자처럼 위장한다는 것. 남성을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꾸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건 좋은 남성을 만나기 위해 미모와 능력을 갖추려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경험을 통해 알고 있던 여성 삶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여성의 지위#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기로했다#내 안의 여성콤플렉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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