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성공단 억류’ 김정일 집단 정말 나쁘다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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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남북 군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려던 우리 국민 80명의 귀환을 막았다. 사실상 억류에 해당하는 중대한 도발이다. 이들을 포함해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573명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금강산 관광객 사살 사건 이후 긴장을 고조시켜 온 북이 마침내 개성 체류자들의 신변에까지 위협을 가하기에 이른 것이다.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의 안전부터 확보해야 한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 리졸브를 이유로 통신선을 차단했다. 유엔사령부가 북에 사전 통보하고 참관 요청까지 한 훈련을 ‘북침(北侵) 연습’이라고 억지를 부리더니 기어이 이런 짓을 벌였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첨예한 대치 상태에선 사소한 실수나 오판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설치한 군 통신선을 끊었으니 한미 양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북은 두렵게 여겨야 한다. 방한 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어제 유감을 표명했다.

북은 이번 도발로 ‘동·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 통행 통신 통관의 군사적 보장을 위한 합의서’와 ‘남측 인원의 출입, 체류, 신변안전을 보장한 합의서’를 모두 휴지로 만들었다. 앞으로 무슨 낯으로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의 준수를 요구할지 의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의 거듭된 도발에도 불구하고 왜 남한 사회가 동요하지 않는지 헤아려봐야 한다. 북은 지난해 12월 이후 우리 측의 개성공단 방문을 제한하면서도 북측 근로자는 오히려 늘려 그 수가 3만8000명에 이른다. 이처럼 개성공단의 과실(果實)은 취하면서도 도발을 일삼는 북의 이중성(二重性)을 우리 국민도 이제는 알 만큼 안다.

어제 실시된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도 예외 없이 ‘찬성률 100%의 쇼’가 재연됐다. 21세기에 이런 비민주적인 국가는 지구상에 없다. 이런 북이 민족과 평화 운운하면서 틈만 나면 비방과 공갈을 일삼고 있다.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 탓으로 돌리고, 김정일 후계체제의 기반을 닦기 위해서인 듯하나 북 주민들인들 언제까지 속고만 있겠는가.

정부는 북한의 전방위 협박공세에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대화와 국제 공조를 통한 문제 해결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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